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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및 병해충 증가로 더워지는 한반도, 사라지는 아름드리 잣나무

우리나라의 대표적 향토수종인 잣나무가 기후변화와 병해충 발생으로 사라져 가고 있다. 특히 아름드리 잣나무들의 급진적인 고사가 큰 문제가 되고 있으며, 이에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산기술연구소에서는 효율적인 잣나무 관리방안을 위해 현장 워크샵을 설악산에서 6월 18일에서 19일에 개최했다.

글;국립산림과학연구소 배상원 연구관

우리나라의 잣나무림 면적은 23만ha 이상이며, 경기도와 강원도 지역에 전체 조림면적의 50% 이상 식재됐다. 우리나라 조림수종 중 세 번째로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잣나무의 가치는 양질의 용재를 생산할 뿐만 아니라, 종실인 잣은 식용으로 이용되어 농가 소득증진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가을철 가뭄과 겨울과 초봄의 고온 현상으로 인해 한대성 수종인 잣나무의 생육환경 변화가 생장 감소 및 고사로 이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의 조사결과 잣나무는 봄철에 5℃ 기온이 높아지면 생리적으로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난화 영향은 경기도와 강원도 일부 지역의 잣나무 임분에서 잎이 고사되거나 송진이 흐르며, 전체적으로 신초의 생장이 없어 활력도가 많이 떨어지고, 심할 경우에는 잣나무가 고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60년생 이상의 잣나무의 생장이 최근 5년간 30%이상 감소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된다면 한대성 수종인 잣나무는 앞으로 우리나라 산에서 보기 힘든 백과사전속의 수종으로 변할 수도 있다.


특히 남부지역의 아열대성 기후가 점진적으로 북상하면서 잣나무 자생지인 중부내륙지역 잣나무의 급격한 생장량 감소 및 높은 고사목 발생이 이어질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무엇보다 목재로서의 가치가 있는 벌기령에 도달한 울창한 잣나무숲에서 단목 고사가 진행되고 있어 잣나무 인공림에 대한 효율적인 산림정책 및 잣나무 관리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잣나무류 쇠퇴에 따른 합리적 관리 방안 Workshop’을 강원도 설악산 대명콘도와 영시암지역서 2일간 개최했다. 앞으로도 우리나라 잣나무를 지키기 위한 지역별 잣나무의 생리·생장 특성과 지구온난화로 확산되는 잣나무 병해충 피해 분석 및 기후변화에 대응한 최적의 잣나무 임분 관리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새로운 병원체의 유입 및 확산


기후온난화는 병원체의 활성을 조장시켜 우리나라에 없던 병이 유입되거나 따뜻한 지역에 분포한 병들이 북상하여 확산된 문제 병해로는 소나무 재선충병(Bursaphelenchus xylophilus)을 들 수 있다. 이 병은 1988년 부산에서 처음 발생 확인되어 2001년에는 경북 구미지역에, 2005년에는 강릉과 동해지역의 소나무림, 2006년 12월에는 중부지역의 잣나무림에도 재선충병이 발생해 피해가 북상했다.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가 매개충으로 확인되었다. 지구온난화로 남부지역에 분포하는 솔수염하늘소의 북상과 잣나무림에 분포하는 북방수염하늘소와의 만남으로 더 큰 피해 발생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아열대지역인 일본 오끼나와에서의 소나무 재선충병 발생은 일본 본토와는 크게 다르게 6월부터 고사하기 시작하며, 겨울에도 새로운 고사개체가 나타나 거의 연중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그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겨울철의 높은 기온으로 수목이나 병원체의 활동 계속과 여름철의 적은 강수량 등의 아열대적인 환경조건이 소나무, 재선충, 하늘소류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한대 병해 고지대화


잣나무 잎떨림병은 15년생 내외의 어린 잣나무림에서 흔하게 발생했던 병이나 최근에는 해발 1000m 이상의 일부 고산지역에서만 관찰된다. 현재도 많은 잣나무가 계속 조림되고 있으므로 해발이 낮은 지역에는 많은 면적의 어린 잣나무림이 있고, 저해발 지역에 잣나무 털녹병이나 잎떨림병이 관찰되지 않는 것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한대 병원균의 고지대화라고 볼 수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잣나무 생장변화와 임분 관리


 최근에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잣나무의 고사 및 쇠퇴현상의 원인이 아직까지 정확히 규명되지 않고 그에 대한 여러 가지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가장 크게 주목받고 있는 것이 Ⅶ영급 이상 노령림 고사 현상의 경우, 잣나무의 수명이 다 되어 피해가 발생한다는 것과,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의 피해이다.


고도가 높고 추운지역이 생육 적지인 잣나무 인공조림지는 지금까지 자연적인 생육환경보다 낮고 따뜻한 곳에 조성되었기에 다른 조림 수종들에 비해 지구온난화에 의한 피해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설악산과 오대산지역 천연 잣나무의 수령은 120~209년에 이르는 노령목도 있다. 소나무나 활엽수들과 혼효되어 자라고 있으며 양호한 초기생장을 보인 이후에는 인공림에 비해 저조하지만 큰 기복없는 생장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설악산 영시암과 봉정암의 잣나무 연륜생장이 오대산에 비해서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령이 증가할수록 전체적으로 생장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반면 중부지역의 경우 가평지역 잣나무의 생장이 홍천과 광릉지역에 비해 생장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반적인 생장의 추세는 다소 감소하고 있으나 천연림인 설악산과 오대산 지역에 비해서는 동일 수령에서 생장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부지역과 같이 인공림인 지리산 지역 잣나무의 경우 초기부터 생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으나, 수령 40년 도달지점에서부터 생장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70년생 이후 생장이 낮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5년간의 평균 연륜 생장량이 20년간의 연륜 생장량의 70% 이하로 감소했다.

 

 

설악산, 오대산 천연 잣나무 연륜생장
설악산, 오대산 천연 잣나무 연륜생장

 

중부지역 잣나무 연륜생장
중부지역 잣나무 연륜생장

 

노령목의 고사 진행 단계
노령목의 고사 진행 단계

 

만약 지구온난화에 의한 영향으로 잣나무 노령목의 기력이 쇠퇴해 고사하고 영급, 경급, 수고급, 지역에 상관없이 잣나무의 전체적인 생장이 떨어진다면, 임업분야에서 지금까지 따라왔던 잣나무와 관련된 수확표와 시업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개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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