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사기 소식에 흔들렸던 금융시장이 하루 만에 제자리를 찾는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도 안정을 찾고 코스피도 1710선을 회복하며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 사흘만에 하락
원·달러 환율은 사흘만에 하락마감했다.
골드만삭스 쇼크에도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환율은 장초반 롱스탑과 네고물량에 1114원까지 하락했지만 장마감 직전 결제수요와 역외비드에 이어 숏커버가 몰리며 소폭하락 마감했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0.2원 하락한 1,117.9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1710선 회복
코스피 지수도 사흘만에 반등하며 1710선을 회복했다.
골드만삭스 악재에도 불구하고 씨티그룹의 실적호전 등 기업들의 실적과 3월 경기선행지수 호조에 힘입어 미국 다우지수가 상승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호전시켰다. 프로그램 매도세가 천억원 이상 출회된 탓에 장중 탄력적으로 반등하지는 못했지만 장후반 외국인의 순매도 전환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2천억원 이상 순매수하며 지수를 지지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12.73포인트(0.74%) 오른 1718.03포인트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상위권 종목 중에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가 1~2% 상승하는 등 자동차주가 실적 기대감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LG전자가 사흘째 떨어졌고, 한국전력과 신한지주, KB금융, 현대중공업이 하락세로 마감했다.
골판지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태림포장과 동일제지가 상한가를 기록한 가운데 아세아페이퍼텍, 아세아제지, 신대양제지가 5~8% 오르는 등 제지주가 이틀째 강세를 나타냈다.
아이슬란드 화산폭발로 최근 조정 받았던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은 각각 4.9% 와 3.8% 올라 나흘만에 반등했다.
◆코스닥도 나흘만에 반등
코스닥 지수도 7.80포인트(1.52%) 오른 510.50포인트를 기록하며 나흘만에 반등했다.
시가총액상위권 종목 중에서는 서울반도체와 셀트리온, SK브로드밴드, 태웅, 포스코ICT, 메가스터디, 소디프신소재, 네오위즈게임즈, CJ오쇼핑 등 대부분 종목이 상승했다.
나로호 2차 발사예정 소식으로 한양이엔지와 비츠로시스가 8~12% 오르는 등 우주항공관련주가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강화도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김포시로 확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중앙백신이 상한가를 기록했고, 제일바이오와 바이오랜드·씨티씨바이오가 4~12% 오르는 등 관련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세중나모여행이 4~9% 오르는 등 아이슬란드 화산폭발로 조정 받았던 여행주에도 매수세가 유입됐다.
◆日·中등 아시아 증시도 '진정'
아시아증시는 소폭 하락마감했다.
일본 증시는 중국 증시의 하락 영향으로 내림세로 거래를 마쳤다.
20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225지수는 8.09엔(0.07%) 하락한 10,900.68엔으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 증시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대한 우려감이 확장되면서 약세를 지속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강보합권에서 상승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줄곧 전날 종가 아래에서 움직였으나 장 막판 반등하며 3.43(0.1%) 오른 2979.53으로 거래를 마쳤다.
◆월가 충격파장 제한적…기업실적 '악재' 상쇄
월가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충격도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됐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피치(Fitch)는 골드만삭스의 장기 신용등급에 이번 사태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피치는 현재 골드만삭스에 대해 투자 등급(A+)를 부여하고 있다.
FBR캐피털마켓의 스티브 스탠매치 애널리스트도 골드만삭스 주식 투자 전망을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로 유지하고 목표 주가로 190 달러를 제시했다.
로쉬데일의 딕 보베 애널리스트도 "골드만삭스에 대해 매수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보베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고소가 결국에는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실적 또한 양호할 것"이라며 골드만삭스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골드만삭스는 사기혐의로 피소된 지난 16일 13% 폭락했으나 20일에는 낙폭을 1%로 크게 줄였다.
씨티그룹 등 미국기업의 실적개선이 '골드만 악재'를 희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씨티그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1분기 순익은 44억3천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분기 75억달러의 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소폭 손실을 낼 것이라는 전망을 뛰어넘는 것이다.
심재엽 메리츠 증권 팀장은 "골드만삭스 충격이 진정되며 코스피지수가 반등했다"고 말했다
심 팀장은 "전일 뉴욕증시가 선행지수 급등과 기업실적 호재로 골드만삭스 충격 이후 반등에 성공했는데, 국내증시 역시 뉴욕증시 상승효과와 전일 과도한 낙폭에 따른 반발매수 등이 유입되며 상승세로 마감했다"고 판단했다.
그는 "지수 반등양상이 나오고 있지만 수급상황은 크게 우호적이지 않다"며 "외국인의 매수세가 둔화된 가운데, 프로그램 매물출회와 기관매도 양상도 지속되며 지수는 제한적인 범위 안에서 반등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어 심 팀장은 "업종별흐름은 외국인 매수세 집중업종인 통신, 운송장비 업종이 강세였고 최근 약세흐름이 이어졌던 건설업종도 반등했다"며 "전반적으로 프로그램 매물출회 여파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의 강세가 상대적으로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