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동일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7%와 3.8%로 하향 조정했다.
OECD가 28일 발표한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5월에 전망한 4.6%보다 0.9%포인트 낮아진 3.7%, 내년 전망치는 종전의 4.5%보다 0.7%포인트 내린 3.8%로 전망됐다. 2013년에는 4.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OECD는 세계교역 둔화와 투자 등 내수 부진탓으로 올해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2012년부터 세계교역이 점차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또 중국발 수요가 지속되는 한편 상대적으로 낮은 원화 가치 등으로 수출이 이어져 투자와 민간 소비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은 종전보다 0.4%포인트 하향됐지만 내년은 무려 1.2%포인트 내렸다.
OECD는 "세계 경제가 상당히 악화하고 있다"며 "선진국 경제는 유로존이 완만한 경기침체를 보이는 등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신흥국에 대해선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압력은 다소 완화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올해 4.4%, 내년 3.6%로 각각 종전보다 0.2%포인트, 0.1%포인트 높아졌다. 한국은행의 중기목표인(3%±1%) 수준이기는 하지만 근원 인플레이션은 4%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업률은 올해와 내년 모두 3.4%로 전망됐다.
한국경제의 위험요인에 대해서는 "대내적으로는 가계부채가 132%에 달하는 등 가계부채가 계속 늘고 있어 금리가 오르면 소비 위축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 대외적으로는 수출이 국내총생산의 50%를 차지해 세계경제의 급격한 악화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세계 경제의 위기가 심화하면 양호한 재정여건을 고려할 때 경기진작을 위한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성장률이 불안정해지면 정책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OECD는 현재 한국경제를 경기회복 국면에서 본격적 후퇴는 아니지만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는 `소프트패치'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소프트패치를 극복하고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정책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또 OECD는 정책금리가 지난 6월 3%에서 3.25%로 인상된 이후 경기 둔화로 5개월째 정지 상태라며 이로 인해 현재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 균형재정을 위해 지출증가율을 제한한 한국의 재정정책에 대해서는 "복지수요 증가 압력, 고령화, 통일 등을 고려할 때 적절한 기조다"라고 평했다.
네트워크와 제조업 생산성의 60%에 불과한 서비스 산업의 노동 생산성을 높이고 진입장벽 완화를 비롯한 규제 개혁을 통해 외국인의 직접투자 유입을 촉진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OECD는 세계경제의 하방위험이 현실화하면 "양호한 재정여건을 고려할 때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 유연성은 유지하되 지출 목표의 구속력을 높여야 하며 성장률이 불안정하면 정책금리를 내릴 여지가 있다"고 제안했다.
OECD는 하방위험으로 무질서한 국가부도, 과도한 재정 긴축, 금융기관의 연쇄적 파산 등을 꼽았다.
이런 상황이 오면 세계교역의 위축과 자산가치 하락 등으로 신흥국 경제 또한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