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고용부, 이석채 KT 회장 및 32개 지사장 검찰 송치

국내 대표 정보통신회사의 노동자 인권 침해 수준에 '충격'

[재경일보 김상현 기자] 고용노동부가 고강도의 인력 구조조정 과정에서 과도한 업무로 220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등 노동자 인권 침해 논란을 일으켜온 이석채 KT 대표이사 회장과 32개 지사장에 대해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하는 한편, KT에는 4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들은 근로자들을 무급휴일근로까지 하게 만들었으며, 직원 6509명에게 지급해야 할 휴일근로수당 등 33억1000만원도 떼먹었다.

국내 대표 정보통신회사가 일련의 노동관계법을 빈번하게 위반하면서 후진적인 노무 관리를 일삼은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나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고용부는 지난 1월30일부터 2월29일까지 KT 본사와 53개 사업단, 118개 지사 등 172곳에 대해 특별감독을 한 결과, 위법사항이 발견돼 ‘근로기준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이 회장을 지난 10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고용부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KT 노동자 인권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되자 KT 사업장인 전국 150여개 지사를 특별근로감독해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을 상당수 조사하고도 이 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법처리를 하지 않아 비판을 받아 왔다.

이석채 회장도 조사를 맡은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에 제때 출두하지 않는 등 수사에 협조하지 않아 물의를 일으켰다.

정부의 특별근로감독은 분규·민원 등이 제기된 사업장에 대해 사법처리를 전제로 실시된다.  

고용부는 조사결과 KT가 지난해 2월부터 올 1월까지 1년 동안 근로자 6509명의 시간외근로수당과 휴일근로수당, 연차휴가미사용수당 등 모두 33억10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으며 근로조건과 취업규칙이 변경됐을 때 이를 신고하지 않는 등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KT가 특수건강진단과 정기안전보건교육, 건물철거시 석면 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사실과 안전관리비를 부적절하게 계상했거나 산업재해 발생 보고를 하지 않는 등 이 회사에 산업안전보건법 위반행위가 만연해 있는 사실도 밝혀냈다.

고용부는 안전상 조치 위반 61건, 보건상 조치 위반 16건, 산업재해 발생보고 위반 26건 등의 혐의로 32개 지사장을 수사해 검찰에 송치했다. 산업안전보건법과 남녀고용평등법, 파견법 위반 사항 등에 대해서는 약 4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KT노동인권센터에 따르면, 2006년 인력퇴출프로그램이 시행된 뒤 현재까지 약 220명의 KT 재직·퇴직 노동자가 숨졌다. 올해만 재직자 12명, 퇴직자(58세 이하) 6명, 사내 계열사 3명 총 21명이 사망했다.

KT는 2002년 민영화 이후 2003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구조조정을 진행, 1만명이 넘는 인력을 감축했고, 이 과정에서 회사가 2006년부터 부진인력(C-Player) 퇴출 프로그램을 시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KT노동인권센터 조태욱 집행위원장은 "구조조정으로 인원은 절반 이하로 줄여놓고 과도한 업무를 부여해 쉬지도 못하고 무급휴일근로까지 하게 만들었다"며 "정부가 노동자의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라도 조사결과를 노동자에 사전에 알려야 했다"고 주장했다.

KT의 인력 구조조정 이후 1인당 업무량이 급증하고, 구조조정 대상자가 되지 않기 위해 눈치를 보다 보니 무급휴일 근무가 빈번해졌다는 것.

또 "업무량이 폭증한 데다 회사 눈치까지 봐야 해 노동자들이 휴일 근무를 피할 수 없었고, 격무에 따라 사망자도 늘고 있다"며 “지난해 영업이익이 2조원에 달하는 KT가 노동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을 주지 않아 노동자들은 정당한 수당을 받지 못하면서 휴일근로까지 하다 과로사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또 "고용부가 그동안 조사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던 것은 임금 채권 소멸 공소 시효(3년)도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시간 끌기를 한 거 같다"며 "고용부가 KT에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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