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우리나라 국민이 한해 303만원을 보험료로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해 버는 돈의 약 11% 가량을 보험료로 쓰는 것으로, 선진국 평균은 물론 일본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24일 세계 2위 재보험사 스위스리가 발간한 시그마지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보험의 보험밀도(인구당 보험료)는 스위스가 8012달러(913만원)로 1위였고, 네덜란드(6647달러), 룩셈부르크(5974달러), 덴마크(5619달러), 일본(5169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22위인 우리나라는 인구당 보험료가 2661달러(303만원)으로, 생명보험료로 1615달러(184만원), 손해보험료로 1045달러(119만원)]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순위가 낮지만 각국의 경제력을 고려하면 인구당 보험료가 과도한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GDP 대비 보험료를 의미하는 보험침투율은 대만이 17.0%로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네덜란드(13.2%), 남아프리카공화국(12.9%), 영국(11.8%) 에 이어 우리나라가 지난해 11.4%로 세계 5위를 차지했다. 인구당 보험료 순위에 비해 17계단이나 껑충 오른 최상위권에 오른 것.
보험침투율이 11.4%라는 것은 국민이 한해 버는 돈의 11% 이상을 보험료를 내는 데 썼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우리나라보다 경제력이 월등히 앞선 일본의 11.0%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며 선진국의 평균 보험침투율 8.6%에 비해서도 2.8% 포인트나 높은 것이다.
불안한 사회·복지 여건으로 인해 국민들이 빡빡한 살림살이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료 부담을 높인 결과로 풀이된다.
국민들의 적극적인 보험 가입으로 인해 지난해 국내 보험산업의 세계 순위도 8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지난해 총보험료는 미국이 1조2046억달러(1373조원)로 1위였고, 일본(6554억달러)과 영국(3195억달러)이 2,3위를 차지한 가운데 우리나라는 1303억달러(148조원)로 이탈리아(1605억달러)에 이어 8위를 차지했다. 세계 보험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도 2.6%에 달했다.
또 보험사들의 2011회계연도 보험료수입은 삼성생명 22조8641억원, 대한생명 11조8321억원, 교보생명 10조8337억원, 삼성화재 14조7146억원, 현대해상 9조3192억원, 동부화재 8조9798억원에 달했다.
보험산업 중 손해보험료는 지난해 512억달러(58조원), 생명보험료는 791억달러(90조원)로 각각 세계 10위와 8위를 기록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사회가 급변하고 사건사고가 많다 보니 보험산업이 다른 선진국보다 번창하고 있다"면서 "은퇴 뒤 사회 안전망이 부족한 점도 보험에 많은 돈이 드는 중요한 이유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