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1,800개선 붕괴·코스닥은 1000개선 붕괴 눈앞

[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일정 요건을 갖춘 탄탄한 기업들인 상장회사 수가 경기침체로 기업공개(IPO)가 줄고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자본잠식 등으로 상장폐지 기업이 증가함에 따라 1800개 아래로 떨어지며 26개월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사는 지난달 말 현재 1792개사(유가증권시장 786개사, 코드닥시장 1006개사)로 2010년 8월 말(1785곳) 이후 2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이들 들어서도 코스닥시장에서 상장사 3개사가 추가로 퇴출돼 상장사는 1789개사로 줄어들었다.

코스닥 상장사도 4개사만 더 상장 폐지되면 2007년 9월(998개) 이후 62개월 만에 1000개 밑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처럼 상장사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로 신규상장하는 기업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신규상장한 기업은 28개사로 작년 동기(58개사) 대비 48.3%에 그쳤으며, 재상장기업도 올해 1~10월 3개사 그쳐 작년 동기(8개사)의 3분의 1 수준이다.

또 주식 발행을 위해 IPO를 단행한 기업은 올해 1~9월 18개사로 발행액은 37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업 42개사가 1조8578억원을 발행한 것과 비교하면 금액 면에서 20% 수준에 머물렀다.

많은 기업들이 사업을 확장하고 기업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상장사가 되는 꿈을 꾸지만 경기악화로 당분간은 신규상장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경기침체로 인해 부도가 발생하거나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상장사 지위를 박탈당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서울저축은행과 진흥저축은행이 지난달 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되는 등 올해 들어 10월까지 상장폐지된 종목은 60개로 작년 동기(62종목)와 거의 비슷했다.

주요 상장폐지 기준은 ▲사업보고서 또는 반기보고서 미제출 ▲감사의견 부적정 또는 의견거절 3년 계속 ▲영업활동 정지 ▲부도발생 또는 은행과의 거래정지 ▲자본전액 잠식 3년 계속 ▲회사정리절차 개시 ▲해산 등이다.

기업이 이익을 내고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시장에서 퇴출되지 않는데, 경기가 좋지 않아 당분간 신규 상장하기보다 기존 상장사들이 퇴출되는 상황이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 최석원 리서치센터장은 "장기 저성장 구도라고 볼 때 버틸 수 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간의 편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가 좋지 않아 당분간 지금의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