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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두증 바이러스, 사실은 '성병'이기도 했다?...콘돔으로 예방 가능해

브라질 호세프 대통령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호세프 대통령 "지카 바이러스 퇴치 최우선...미국과 백신 개발 협력"

브라질에서 소두증 신생아 환자가 400명을 넘어섰으나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인지 확인하는 절차는 여전히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다.

브라질 보건부는 2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를 통해 지난달 30일 현재 소두증 의심사례로 보고된 신생아 4천783명 가운데 404명이 소두증으로 확인됐으며, 709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고 3천670명은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소두증 신생아 404명 가운데 지금까지 지카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 것은 17명이며, 소두증이 의심되는 신생아 사망자 76명 가운데 5명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소두증 신생아는 156개 도시에서 확인됐으며, 페르남부쿠 주를 비롯한 북동부 지역에 집중됐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이날 연방의회 개원식에 참석, 지카 바이러스 퇴치를 올해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히며, "미국과 협력을 통해 지카 바이러스 백신을 최대한 빨리 개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해 지카 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위한 고위급 실무그룹을 설치하기로 했다. 그는 전날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 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한 데 맞춰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것으로 알려진 '이집트 숲 모기' 박멸을 위한 특별조치를 발표했다. 특별조치에는 방역요원들이 공공건물과 민간 시설물에 들어가 모기 서식 환경을 조사하고 박멸 작업을 벌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브라질 정부는 이집트 숲 모기 박멸 작업에 동원되는 군 병력을 22만 명으로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은 3일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에서 보건장관 회담을 열어 지카 바이러스 공동대응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회담에는 남미국가연합과 라틴아메리카-카리브 국가공동체(CELAC)의 보건 관계자들도 참석한다.

지카바이러스, 성관계로도 전염돼...CDC 지침 발표 예정

한편, 미국에선 지카 바이러스가 성관계를 통해 전파된 첫 사례가 보고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 카운티 보건국은 지카 바이러스 확산 국가인 베네수엘라를 다녀온 방문객과 성관계한 한 환자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감염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댈러스 카운티 보건국의 요청으로 역학 조사를 벌여 확진 판정을 내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카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모기가 아닌 성 접촉으로 감염된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CDC는 "미국 본토 내에 머무르며 여행을 다녀오지 않은 사람의 피 속에서 지카 바이러스의 존재를 확인했고 이 사안에는 성장 중인 태아의 위험성이 없다"며 임신부는 관여되지 않아 신생아 소두증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도 그동안 지카 바이러스 감염 사례는 보고됐으나, 바이러스 확산 지역을 방문한 이들이 현지에서 감염된 게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성관계를 통한 미국 내 전파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재커리 톰슨 댈러스 카운티 보건국장은 "지카 바이러스가 성관계를 통해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금욕할 수 없다면 성관계 때 콘돔을 착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감염 예방책"이라고 강조했다.

토머스 프리든 CDC 소장은 "과거 수혈이나 성적 접촉에 의한 독립적인 전파 사례가 있었기에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으며, 프리든 소장은 "이번 사례에서 지카 바이러스는 감염자 혈액에 1주일가량 있었다"며 "정액 속에 얼마나 머물렀을지는 더 알아봐야 할 부분이며 현재 연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아는 것은 지카 바이러스 전파의 절대 다수는 모기에 의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라며 "모기가 '진범'이라는 것이 기본 전제"라고 CNN에 설명했다. CDC는 "임신 중이거나 임신할 여성과 성관계를 하는 남성들에게 초점을 맞춘 성관계 전파에 대한 지침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의료 전문가들은 성관계를 통한 지카 바이러스의 전염 가능성에 주목해왔다. 남태평양의 섬 타히티에 사는 한 남성의 정액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발견되기도 했고, 2008년엔 지카 바이러스 창궐 지역을 다녀온 미국 콜로라도 주의 한 연구가가 부인에게 성관계로 지카 바이러스를 전파했다는 의료 기록이 있다. CNN은 지카 바이러스의 성적 전파는 이번이 세 번째 보고된 사례라고 전했다.

댈러스 카운티 보건국은 지카 바이러스 확산 사태 이래 모기를 통한 바이러스의 감염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겨울에 모기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기를 매개로 한 감염 사례가 급증하는 만큼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보건 당국은 당부했다.

한편, 지카 바이러스 확산 지역을 다녀온 뒤 감염된 텍사스 주민은 현재 6명이라고 지역 방송 KXAN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