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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소환 통보 후폭풍, 정기국회 첫날 강대강 대치

검찰이 1일 '백현동 의혹'과 관련해 고발당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하면서 여야의 대립이 격화할 조짐이다.

특히 검찰이 이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한 사실이 공개된 시점이 9월 정기국회가 시작한 시점이어서 여야간 입법·예산 일전 첫날부터 정국이 급랭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이 이 대표가 대표직에 취임한 지 불과 나흘만에 '표적·보복수사'를 시작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정기국회에서 강대강 대치가 고조될 전망이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소환 요구"라며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사건 등은 무혐의 처분하면서 야당 대표 정치적 발언은 사법적 판단에 넘기겠다니 황당하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윤 대통령과 경쟁했던 대선후보이자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정치보복, 야당을 와해하려는 정치 탄압에 물러설 수 없다"라며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훼손하려는 '윤석열 검찰공화국'의 정치보복에 강력하게 맞서 싸우겠다고 했다.

민주당으로서는 전당대회 기간부터 제기됐던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했다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남아 있는 의혹에 대해서도 이날과 같은 검찰의 소환 통보가 이어질 경우 이 대표의 리더십에도 적잖은 타격이 가해질 수 있어서다.

이를 의식한 듯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과 연락을 취하며 대책을 논의했다고 한다.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 제공]

정치권에서는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선을 긋는 움직임이 나오지도 않겠느냐는 관측이 있었지만 아직은 민주당은 단일 대오를 형성하는 분위기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저쪽은 기다렸다는 듯 이 대표가 전면에 나서자 마자 공세에 나선 것 아니겠나"라며 "지금은 검찰의 정치탄압에 저항하는 것이 우선이지, 이 대표를 공격하는 것은 예의도 아니고 도리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 통보를 고리로 야당을 향한 본격적인 공세에 나설 태세다.

제1야당의 수장이 검찰 수사에 발이 묶일 경우 국정의 주도권을 쥐는 데 용이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법원이 주호영 의원의 비상대책위원장 직무정지 결정을 내린 후 이어진 리더십 공백 상황에서 정국의 포커스를 이 대표로 향하게 함으로써 내부 전열을 정비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실제로 권성동 원내대표 등은 대야(對野) 공세의 화력을 이 대표에게 집중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거론했고,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성남FC 후원금 유용 등을 언급하는 등 일제히 이 대표가 받는 의혹을 꺼내 들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정치 탄압'이라는 주장과 달리 이 대표와 관련한 의혹은 대선 이전부터 제기돼 왔던 내용"이라며 "이 대표는 반드시 소환에 응해 성실히 조사에 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야당은 이번 검찰 소환 통보가 내홍 사태에 휩싸인 여권의 국면전환용 카드라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며 그 배후로 대통령실을 의심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이 대표에 대한 소환 통보에 대해 무대응 기조를 보였다.

여야 간 가팔라지는 정쟁 구도에 발을 들여 휘말릴 필요가 없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정기국회 시작과 동시에 등장한 거야(巨野) 대표의 검찰 소환 통보라는 대형 변수가 법안 및 예산안 처리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민생 법안 및 예산안 처리는 철저히 분리해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