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기획위원회가 17일 '환율안정 3법'을 의결하며 해외 주식 매도 후 국내 재투자 시 양도소득세를 최대 100% 공제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1,500원에 육박한 고환율 위기 속에서 해외 유출 자금을 국내로 유도하려는 긴급 조치로, 5월 말까지 매도 시 전액 비과세 혜택이 적용된다. 이번 법안은 외환시장 안정과 국내 증시 자금 유입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으며, 오는 19일 본회의 최종 처리를 앞두고 있다.
서학개미 복귀 시 양도세 제로... RIA 신규 도입과 시기별 차등 공제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Domestic Market Return Account)'의 전격 도입이다. 개인이 2025년 12월 23일 이전에 보유하기 시작한 해외 주식을 RIA로 이전해 매도하고, 그 대금을 국내 주식이나 국내 주식형 펀드에 1년간 재투자할 경우 강력한 세제 혜택을 부여한다. 사실 확인 결과, 양도세 공제율은 매도 시기에 따라 엄격히 차등 적용된다. 2026년 5월 31일까지 매도할 경우 양도세의 100%를 전액 공제하며, 7월 31일까지는 80%, 2026년 말까지는 50%를 공제한다.
공제 한도는 매도 금액 기준 5,000만 원으로 설정되었다. 당초 정부는 100% 공제 시한을 3월 말로 계획했으나, 여야 협상 및 입법 과정에서의 지연을 고려해 2개월을 추가로 연장했다. 이는 1,500원 선을 위협하는 원/달러 환율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자산을 국내로 빠르게 회귀시키기 위한 '골든타임' 확보 차원의 조치로 풀이된다.
기업 배당금 100% 비과세와 환 헤지 특례... 외환 유입 경로 다변화
이번 법안에는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 자금의 국내 환류를 돕는 대책도 포함되었다. 국내 모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에 대한 '익금불산입률'을 현행 95%에서 100%로 한시 상향 조정한다. 이는 해외에 쌓여 있는 기업 유보금을 국내로 들여와 외환 공급을 늘리겠다는 포석이다. 또한, 환 헤지 파생상품 투자자에 대한 해외 주식 양도세 부담 완화 과세특례도 신설되어 기관 및 개인 투자자의 환 위험 대응 능력을 지원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법안 의결 직후 "중동 상황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외부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시점에서, 이번 환율안정 3법이 국내 외환시장의 방어벽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재정경제부는 법안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RIA와 환 헤지 파생상품의 구체적 요건을 담은 시행령 개정안을 18일부터 즉시 입법예고할 방침이다.
19일 본회의 통과 여부가 관건... 정치적 변수와 시장 전망
국회는 이번 주 내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사법 개혁 관련 법안(공소청·중수청법)을 둘러싼 여야 대립이 변수다.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19일 본회의 통과가 불투명해질 경우, 시장의 불확실성이 다시 커질 우려가 있다. 여당 내부에서는 환율 위기의 시급성을 고려해 환율안정 3법을 다른 쟁점 법안보다 우선 상정해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서학개미의 자산 규모가 수십조 원에 달하는 만큼, 양도세 100% 면제 혜택이 확정될 경우 상당한 규모의 달러가 원화로 환전되어 국내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며 "이는 환율 상승 속도를 늦추는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중동 전쟁의 전개 양상과 트럼프 대통령의 단독 군사 행동 가능성 등 대외 변수가 워낙 강력해 법안 통과 이후에도 시장 모니터링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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