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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의 국내 중계권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단독 중계권을 보유한 종합편성채널 JTBC가 공영방송 KBS와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MBC와 SBS가 중계에서 최종 제외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협상 결과에 따라 시청자들은 지상파 3사가 동시에 월드컵을 중계하던 오랜 관행 대신 특정 채널을 통해서만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관람하게 됐다.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이 쏠리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의 국내 방송 중계권을 둘러싼 지리한 공방이 종지부를 찍었다. 이번 협상의 핵심은 종합편성채널인 JTBC가 보유한 중계권을 지상파 방송사들에게 얼마에, 어떠한 조건으로 재판매하느냐에 있었다. JTBC는 최종적으로 지상파 3사 중 KBS와만 손을 잡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오는 월드컵 경기는 JTBC와 KBS 두 채널을 통해서만 시청할 수 있게 되었다.
▲ 140억 원에 갈린 희비와 JTBC의 최후통첩 전략
본지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JTBC는 이번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지상파 3사에 동일한 조건을 제시하고 명확한 마감 시한을 설정하는 최후통첩 전략을 구사했다. JTBC는 4월 21일까지 각 사의 최종 답신을 요구했으며 이 과정에서 KBS만이 제안을 수용했다. 업계에서는 KBS가 JTBC 측에 지불하기로 한 중계권 재판매 대금을 약 140억 원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당초 JTBC가 전체 중계권을 확보하기 위해 투입한 것으로 알려진 약 1,840억 원의 상당 부분을 보전하면서도 공영방송의 플랫폼을 활용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JTBC는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해 공식적으로 TV 중계권 재판매를 확정 짓고 본격적인 월드컵 준비에 돌입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국민적 관심사인 월드컵 중계권 협상이 길어짐에 따라 시청자들의 우려가 컸던 점에 대해 책임을 느낀다는 사과의 뜻도 함께 전했다. 4월 22일 발표된 이번 결정으로 인해 그간 안갯속에 가려져 있던 중계 채널의 불확실성은 해소되었으나 방송사 간의 감정적 골은 더욱 깊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 재무적 부담과 일방적 종료 논란에 휩싸인 지상파 2사
반면 협상이 불발된 MBC와 SBS는 즉각 반발하거나 아쉬움을 표했다. MBC는 JTBC의 이번 발표가 일방적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MBC 관계자는 4월 22일 배포된 공식 입장을 통해 끝까지 협상에 임하려 했으나 JTBC 측이 언론 보도를 통해 협상 종료를 선언한 것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MBC는 국민적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하기 위해 재판매 협상에 최선을 다해왔으나 JTBC가 제시한 특정 조건과 마감 기한이 공정하지 못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SBS 역시 중계권 확보 실패에 따른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SBS 측은 재무적 부담이 이번 협상 결렬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월드컵 중계권료가 천문학적으로 치솟은 상황에서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수준의 대금을 지불하는 것은 방송사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SBS는 마지막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나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천문학적인 비용을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결과적으로 지상파 3사가 공동으로 참여했던 이전 월드컵 중계 방식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개막을 불과 50일 앞둔 시점에서 방송사가 확정됨에 따라 MBC와 SBS는 월드컵 특수에서 소외될 위기에 처했다. 이는 단순히 중계 채널의 감소를 넘어 광고 시장의 재편과 스포츠 마케팅 지형 전반에 거대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 보편적 시청권의 새로운 해석과 스포츠 중계 시장의 변화
이번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사태는 국내 스포츠 중계 시장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변화했음을 시사한다. 과거 지상파 3사가 '코리아 풀'을 구성해 공동으로 중계권을 협상하던 체제가 무너지고 개별 방송사의 자본력과 전략에 따라 중계권이 독점되거나 분절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종합편성채널이 주도권을 쥐고 지상파의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는 향후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다른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시청자들의 권익인 '보편적 시청권'에 대한 논의도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법적으로 월드컵과 같은 국민적 관심 행사는 전체 가구의 90% 이상이 시청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해야 한다. JTBC와 KBS의 연합만으로도 이 수치는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시청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채널의 폭이 좁아졌다는 점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남는다. 특정 방송사의 독점적 지위가 강화될수록 광고 단가 상승이나 시청 편의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스포츠 중계 시장이 자본력을 갖춘 글로벌 OTT 플랫폼과 종편, 그리고 공적 기능을 담당하는 공영방송 간의 합종연횡으로 재편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은 그 거대한 변화의 시작점이며 방송사 간의 중계권 전쟁은 단순한 콘텐츠 확보 차원을 넘어 생존을 건 플랫폼 경쟁으로 격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