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의 해상 봉쇄로 수출길이 막히고 종전 협상마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이란이 원유 생산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란은 급증하는 재고를 감당하기 위해 '정크 저장소'로 불리는 폐기된 부지까지 부활시키고 철도를 이용한 대중국 수출을 시도하는 등 고육책을 내놓고 있다.
▲ 해상 봉쇄에 갇힌 이란산 원유…수출량 4분의 1로 급락
지난 4월 13일 미국이 이란 항구에 대한 봉쇄를 단행한 이후 이란의 원유 선적량은 처참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에너지 분석업체 케플러(Kpler)에 따르면, 봉쇄 전인 4월 초 하루 평균 210만 배럴이었던 선적량은 봉쇄 이후 56만 7,000배럴로 급감했다.
이는 전쟁 전인 2월 수출량인 200만 배럴에 비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수출길이 막히자 이란 국영 석유공사는 이미 감산에 착수했다.
27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케플러는 봉쇄가 지속될 경우 5월 중순까지 이란의 원유 생산량이 현재의 절반 이하인 하루 120만~130만 배럴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원유 생산 중단은 이란에 막대한 수입 손실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노후 유전의 영구적인 손상을 야기할 수 있어 이란 입장에서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 저장 공간 부족에 '정크 저장소' 및 철도 수송 동원
이란의 육상 원유 재고는 봉쇄 이후 460만 배럴 증가하여 현재 약 4,900만 배럴에 달한다.
전체 저장 용량은 8,600만 배럴에서 최대 9,500만 배럴로 추정되지만, 안전 한계와 운영상의 제약으로 실제 사용 가능한 공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원유를 저장할 공간이 완전히 바닥나는 '탱크 톱(Tank Tops)' 상태에 도달하기까지 채 2주도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이란은 아바즈(Ahvaz)와 아살루예(Asaluyeh) 등 남부 석유 허브의 폐기된 탱크와 급조된 컨테이너까지 저장 용도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또한 해상 봉쇄를 뚫기 위해 중국 이우와 시안으로 향하는 철도를 통해 원유를 수송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철도 수송은 선박에 비해 비용 효율성이 크게 떨어져, 저렴한 가격에 이란산 원유를 매입하던 중국 민간 정유사(Teapot Refineries)들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 유전 손상 위험과 고조되는 에너지 가격 압박
강제적인 생산 중단은 이란 유전 인프라에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 라이스타드 에너지(Rystad Energy)에 따르면 이란 유전의 약 절반은 압력이 낮아 생산을 멈출 경우 향후 회복이 불가능한 손상을 입을 위험이 크다.
이란 에너지 관계자는 봉쇄 기간 중 유전 시설이 손상될 경우 강력히 보복하겠다고 경고하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한편, 호르무즈 해협 폐쇄 장기화로 국제 유가는 계속해서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평화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월요일 3% 가까이 상승한 배럴당 108.2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 소비자들의 가솔린 및 디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항공유 등 특정 제품의 공급 부족 현상까지 초래하며 글로벌 경제 전반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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