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24시간 뉴스 전문 채널 CNN을 설립한 미디어 거물 테드 터너가 향년 87세로 별세했다. 터너는 1980년 CNN을 출범시켜 전 세계 뉴스 소비 방식을 혁신했으며, 1996년 타임 워너에 75억 달러 규모로 네트워크 사업을 매각하며 미디어 산업 재편의 한 축을 담당했다. 그의 사망은 정보화 시대의 서막을 열었던 미디어 선구자의 마지막을 알린다.
미디어 산업의 판도를 뒤바꾼 테드 터너가 87세의 나이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그는 CNN을 통해 실시간 뉴스 보도 시대를 열었으며, 이는 현대인이 정보를 습득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터너가 "미디어 역사의 가장 대담한 비전가 중 한 명"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터너는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태어나 24세에 아버지의 옥외광고 회사를 물려받으며 사업가로서의 경력을 시작했다. 그는 라디오 방송국과 애틀랜타의 채널 17 텔레비전 방송국을 연이어 인수하며 미디어 영역으로 확장했다. 초창기 채널 17은 오래된 시트콤과 영화를 방영하고 야구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경기 중계권을 확보하여 시청자층을 넓혔다.
1976년, 터너는 채널 17을 위성 방송으로 전환하며 전국 케이블 가입자들에게 도달하는 최초의 '슈퍼스테이션'을 만들어냈다. 이 성공은 그의 미디어 사업 확장에 결정적인 발판을 마련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시도를 두고 "그의 혁신적인 정신이 케이블 TV의 잠재력을 일깨웠다"고 분석한다.
그는 1980년 6월 1일, 세계 최초의 24시간 뉴스 채널인 CNN을 선보이며 미디어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터너는 당시 "저녁 7시까지 일하고 집에 오면 뉴스가 이미 끝나있었다"며, 언제든 뉴스를 볼 수 있는 채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는 바쁜 현대인의 정보 갈증을 해소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CNN의 진정한 가치는 1990년 걸프전쟁에서 전 세계에 각인되었다. 전쟁 상황이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면서, CNN은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유일한 창구가 되었다. 비비시(BBC)는 당시 CNN의 보도가 "국제 분쟁 보도의 기준을 영원히 바꾸었다"고 평가한다.
터너는 CNN2(현 헤드라인 뉴스)를 1982년에, 전 세계로 송출되는 CNN 인터내셔널을 1985년에 각각 출범시키며 글로벌 뉴스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그는 터너 네트워크 텔레비전(TNT)과 카툰 네트워크 등 다양한 케이블 채널을 추가로 설립하며 미디어 제국의 확장을 멈추지 않았다. 이러한 확장은 케이블 네트워크 산업의 성장세를 견인하는 핵심 동력이 되었다.
1996년, 터너는 자신의 네트워크 사업을 타임 워너에 75억 달러(약 11조원)에 매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 거래는 당시 미디어 업계의 거대한 합병 사례로 기록되었다. 로이터 통신은 이 매각이 "터너의 사업적 수완과 미디어 시장의 거대한 변화를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보도한다.
매각 이후에도 터너는 2003년까지 타임 워너의 부회장을 지내며 케이블 뉴스 사업을 총괄했다. 사임 후에는 주로 자선사업가로 활동하며 사회에 기여했다. 그의 말년은 2018년부터 앓아온 치매와 지난해 폐렴 치료 등으로 건강 문제에 직면했지만, 그의 미디어 산업에 대한 열정은 여전히 회자된다.
일각에서는 터너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과 인수합병이 미디어 시장의 과도한 집중을 야기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그의 비전과 실행력은 현대 미디어 지형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의 혁신적인 유산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플랫폼이 주도하는 미래 뉴스 산업에도 지속적인 영감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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