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권력의 핵심부인 중난하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오찬을 갖고 2박 3일간의 방중 일정을 마무리한다. 양국 정상은 135분에 걸친 정상회담을 통해 관계 안정화 필요성에 공감했으나, 관세와 대만 문제 등 핵심 현안에서는 구체적인 합의 없이 기존 입장만을 재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방중 마지막 날인 1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관저와 집무실이 위치한 중난하이에서 티타임과 오찬 일정을 수행한다. 베이징 자금성 서쪽에 자리한 중난하이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등 핵심 기관이 밀집한 권력의 심장부로, 외국 정상의 초청은 중국 측이 제공하는 최고 수준의 예우로 평가받는다. 이번 초청은 1972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마오쩌둥을 만나 미중 데탕트의 물꼬를 튼 역사적 맥락을 재현하려는 중국 측의 고도로 계산된 외교적 전략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난하이를 공개한 행보에 대해 미중 관계의 상징성을 부각하고 대외적인 안정 메시지를 던지려는 의도가 명확하다고 분석했다. 중난하이라는 공간이 갖는 역사적 무게감을 활용하여 현재의 갈등 국면을 관리 가능한 범위 내로 묶어두려는 시진핑 주석의 의지가 반영되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전날 회담에서 "미중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국가들"이라며 양국 협력의 불가피성을 역설하며 화답했다.
양국 정상은 전날 진행된 135분간의 회담에서 관세 및 무역 갈등, 이란 핵 문제, 대만 현안, 한반도 정세 등 글로벌 핵심 과제들을 폭넓게 논의했다. 미국과 중국 양측의 발표를 종합하면 두 정상은 경제와 무역 협력을 확대하고 중동 정세를 공동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원칙론적인 수준에서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이란의 핵무기 보유에 반대하고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화 및 통행료 부과 시도에 대해 공동의 반대 입장을 확인한 점은 이번 회담의 주요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회담을 두고 양국이 관계 악화를 방지하는 '가드레일'을 확인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시장이 기대했던 실질적인 돌파구는 마련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시진핑 주석은 회담 중 "양국은 적수가 아닌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주력했다. 두 정상은 회담 이후 톈탄 공원을 함께 산책하고 국빈 만찬을 진행하며 개인적 친밀감을 과시하는 등 대외적으로는 화합의 제스처를 취했다.
하지만 화려한 의전과 상징적 장소에서의 만남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구체적인 결과물은 도출되지 않았다. 상호 관세 인하에 대한 합의나 대만 문제와 관련한 입장 차이 해소, 이란 문제의 근본적 해법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기존의 강경한 입장을 되풀이했다. 공동성명 발표조차 생략된 이번 회담은 결국 실질적 성과보다는 관계 파국을 막기 위한 '현상 유지' 차원의 관리형 회담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방중 일정이 구체적인 합의문 없이 종료된 점을 지적하며 미중 간의 구조적 패권 경쟁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임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양국이 경제적 상호 의존성을 고려해 전면적인 충돌은 피하고 있으나, 기술 패권과 안보 현안에서는 타협점을 찾기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결과적으로 이번 중난하이 회동은 미중 관계의 극적인 반전보다는 갈등의 장기화 속에서 일시적인 숨 고르기를 선택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회담에서 관세 관련 구체적 합의가 도출되지 않은 점에 대해 실망 섞인 비판을 내놓고 있다. 무역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의 투자 결정이 지연될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외교 전문가들은 핵무기 확산 방지와 항행의 자유 등 안보 분야에서 최소한의 공감대를 형성한 것만으로도 시장의 급격한 동요를 막는 데는 기여했다고 평가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에서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이용해 귀국길에 오르며 2박 3일간의 방중 일정을 모두 마친다. 이번 방문은 미중 양국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신호를 국제사회에 보냈다는 점에서 외교적 명분은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미중 관계는 이번 회담에서 확인된 관리 모드를 바탕으로 실무 차원의 후속 협상을 통해 구체적인 갈등 조정 작업에 착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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