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자폭 드론' 방어망 굳힌 청해부대 48진 왕건함 출항…호르무즈 확장 가능성 주목

김영 기자
'자폭 드론' 방어망 굳힌 청해부대 48진 왕건함 출항…호르무즈 확장 가능성 주목
©연합뉴스

 

4,400t급 구축함 왕건함이 자폭 드론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청해부대 48진으로서 아덴만 해역을 향한 장정에 올랐다. 이번 파병단은 260여 명의 정예 병력으로 구성되어 대해적 작전과 국민 보호 임무를 수행하며, 정세 변화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투입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 대한민국 해군 전력의 상징인 청해부대는 향후 3~4주간의 항해를 거쳐 내달 중순 현지에서 임무 교대를 완료할 예정이다.

우리 해군의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 왕건함(DDH-Ⅱ·4,400t)이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15일 부산작전기지에서 출항했다. 청해부대 48진으로 명명된 이번 파병단은 현지에 도착하는 대로 47진과 임무를 교대하고 본격적인 대해적 작전 및 선박 안전 호송 임무에 돌입한다. 해군은 이날 오후 부산작전기지에서 군 주요 관계자와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청해부대 48진 왕건함의 출항 환송 행사를 개최하고 장병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했다.

청해부대 48진은 왕건함 승조원을 포함해 해군의 핵심 정예 전력 260여 명으로 내실 있게 편성되었다. 여기에는 특전요원(UDT/SEAL)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와 해상작전헬기(Lynx)를 운용하는 항공대, 해병대 및 의무·정비 요원으로 조직된 지원대가 포함된다. 전체 병력의 약 30%에 해당하는 80여 명은 청해부대 파병 경험이 있는 숙련된 인원으로 채워져 작전의 전문성과 안정성을 높였다.

이번 48진 파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중동 지역의 새로운 위협으로 부상한 자폭 드론에 대비한 방호 체계 보강이다. 왕건함은 이란-이스라엘 분쟁 등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무인기 공격으로부터 함정을 보호하기 위한 최신 대드론 체계를 장착하고 출도했다. 이는 아덴만과 인접한 홍해 및 호르무즈 해협 일대의 불안정한 안보 상황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해군은 대드론 체계 보강이 특정 지역으로의 파병 범위를 확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이번 장비 보강은 호르무즈 파병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 임무 수행 중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통상적 전력 강화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가 향후 미국의 '해양 자유구상' 등 국제적 공조에 참여하기로 결정할 경우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는 국회 비준을 거쳐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청해부대 48진은 파병 기간 중 아덴만 해역 일대에서 우리 선박의 안전 항해를 지원하고 유사시 우리 국민을 보호하는 중책을 수행한다. 또한 연합해군사령부(CMF) 및 EU 소말리아 해군사령부와 협력하여 국제 해양 안보 작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파견 지역은 기본적으로 아덴만 해역 일대로 설정되어 있으나 한반도 유사시를 대비한 원거리 작전 수행 능력 배양도 이번 파병의 주요 목적 중 하나다.

대한민국 해군력의 위상을 상징하는 청해부대는 지난 2009년 문무대왕함 1진 파병 이후 17년간 쉼 없는 기록을 써 내려왔다. 창설 이후 현재까지 우리 선박을 포함한 2,400여 척의 선박을 안전하게 호송했으며 3만 9,000여 척의 선박에 대해 안전 항해를 지원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2011년 아덴만 여명작전과 2023년 수단 우리 국민 철수 지원 작전인 프라미스 작전 등은 청해부대의 실전 대응 능력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대표적 사례다.

김경률 해군참모총장은 훈시를 통해 청해부대의 역사적 가치와 장병들의 헌신을 높이 평가하며 군인 본연의 자세를 당부했다. 김 총장은 "청해부대는 대한민국의 강한 해군력을 상징하고 대한민국이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살아있는 역사다"라고 강조했다. 안우진 청해부대 48진 부대장 역시 "부대원 전체가 원팀으로 하나가 되어 국가와 국민이 부여한 임무를 완벽히 완수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일각에서는 작전 범위의 확대가 초래할 수 있는 외교적 부담과 장병들의 안전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동의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군사적 개입 수위를 결정하는 것은 국가 이익과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국제적 공조와 국익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국회와의 긴밀한 소통과 신중한 전략적 판단을 지속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왕건함은 아덴만 해역까지 이동하는 데 약 3주에서 4주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내달 중 47진과 교대식을 가질 예정이다. 청해부대는 앞으로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해역 중 하나인 아덴만에서 대한민국의 해상 물류 동맥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지속한다. 48진 장병들은 6개월간의 파병 기간을 마치고 귀환할 때까지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며 국격에 걸맞은 임무 수행에 매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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