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생일상 차려준 아들 사제총기 살해 60대, 항소심서도 무기징역 선고로 사회 격리 확정

이겨례 기자
생일상 차려준 아들 사제총기 살해 60대, 항소심서도 무기징역 선고로 사회 격리 확정
©연합뉴스

 

자신을 위해 생일 파티를 열어준 아들에게 사제 총기를 발사해 살해한 60대 남성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원심과 동일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의 계획성과 잔혹성을 근거로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인과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법원은 생일상을 차려준 아들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일가족을 몰살하려 한 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이라는 중형을 유지하며 법치주의의 엄중함을 재확인했다.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형사1부는 살인 및 살인미수,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에게 원심 판결을 유지하는 선고를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으며, 그 수단과 방법이 극히 위험했다는 점을 양형의 핵심 근거로 삼았다.

피고인 A씨는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사제 총기를 사용하여 아들 B씨를 살해하는 인륜을 저버린 범죄를 저질렀다. 사건 당시 A씨는 아들이 차려준 생일 파티 도중 갑작스럽게 사제 총기를 꺼내 산탄 2발을 발사하여 현장에서 아들을 살해했다. 범행 장소가 33층 아파트 내부라는 밀폐된 공간이었으며, 가족들이 모인 축하의 자리에서 발생했다는 점은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안겼다.

사제 총기를 활용한 범행 방식은 피고인이 단순한 우발적 감정을 넘어 치밀하게 살상을 준비했음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가 되었다. A씨는 불법적으로 제작하거나 습득한 사제 총기를 범행 도구로 선택했으며, 이는 현행법상 엄격히 금지된 총포·도검·화약류 관리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준비한 무기의 살상력과 범행의 규모를 고려할 때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범행 과정에서 나타난 피고인의 잔혹성은 인간의 존엄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수준에 이르렀던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1차 격발 후 총상을 입고 벽에 기대어 "살려달라"고 간절히 애원하는 아들을 향해 확인 사살하듯 추가로 1발을 더 발사했다. 이러한 행위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반드시 살해하겠다는 확고한 고의를 가지고 있었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피고인의 범행 대상은 아들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며느리와 손주 등 일가족 전체를 향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사안의 심각성이 더해졌다. 당시 집 안에는 며느리와 어린 손주 2명, 그리고 며느리의 지인까지 총 4명의 무고한 인원이 함께 있었으며 A씨는 이들 역시 사제 총기로 살해하려 시도했다. 다행히 추가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일가족을 몰살하려 한 피고인의 시도는 살인미수 혐의로 엄중히 다뤄졌다.

비극적인 범행의 이면에는 경제적 지원 중단에 따른 피고인의 뒤틀린 복수심과 망상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A씨는 2015년 자신의 성폭력 범행으로 인해 이혼한 뒤 특별한 직업 없이 전처와 아들의 경제적 원조에 의존하며 생활해 왔다. 그러나 2023년 말부터 유흥비와 생활비 지원이 끊기자 이에 불만을 품고 가족들이 자신을 고립시키려 한다는 망상에 빠져 범행을 결심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주장하는 억울함이나 망상적 사고가 반인륜적 범죄를 정당화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계획성과 규모 등을 감안하면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죄책 또한 매우 무겁다"며 "사람 생명은 어떠한 경우에도 보호돼야 한다"고 판결문에 명시했다. 이는 개인의 경제적 궁핍이나 심리적 불만이 타인의 생명권을 침해하는 근거가 될 수 없음을 천명한 것이다.

다만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이 체포 직후 자신의 추가 범행 계획을 자백하여 피해 확산을 막은 점 등은 일부 유리한 정황으로 검토되었다. A씨는 체포 직후 아파트에 방화를 저지르려 했던 계획을 수사기관에 진술하여 추가적인 대형 참사를 방지하는 데 기여한 측면이 있다. 또한 장기간 형사 처벌 전력이 없었다는 점 역시 변호인 측에 의해 유리한 사정으로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러한 유리한 정상들이 이미 1심 판결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되었으며 항소심에서 형량을 변경할 사유는 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주장하는 양형 부당 사유가 원심의 판단을 뒤집을 만큼 특별하지 않으며, 검찰의 항소 역시 원심의 형량이 적정하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결과적으로 무기징역이라는 원심의 판단은 법리적으로나 상식적으로 합당하다는 것이 재판부의 최종 입장이다.

향후 이번 판결은 사제 총기를 이용한 강력 범죄에 대해 사법부가 얼마나 단호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등을 통해 총기 제작 정보가 유통되는 상황에서 사제 무기를 이용한 범죄는 공공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요소로 지목된다. 이번 무기징역 선고는 불법 무기 소지와 이를 이용한 살상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사법부의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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