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글로벌 캠퍼스'의 퇴보, 국내 대학 외국인 교수 비율 5% 선 붕괴 위기

이겨례 기자
'글로벌 캠퍼스'의 퇴보, 국내 대학 외국인 교수 비율 5% 선 붕괴 위기
©연합뉴스

 

국내 대학 강단에서 외국인 전임교원이 사라지며 고등교육의 국제화 동력이 급격히 약화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외국인 전임교원 수는 1,600명 이상 급감했으며, 전체 교원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6.60%에서 지난해 5.00%까지 추락했다. 대학들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재정난으로 인해 국제화 지표 관리보다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 고등교육기관의 외국인 전임교원 확보 수준이 지난 10년 사이 최저치로 떨어지며 대학 경쟁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민정책연구원이 교육부 교육기본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5년 6.60%를 기록했던 외국인 전임교원 비율은 2025년 기준 5.00%로 1.60%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00년대 초반 대학들이 글로벌 순위 제고를 위해 경쟁적으로 추진했던 외국인 교수 유치 열풍이 완전히 사그라들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외국인 교수 비중은 지난 10년간 단 한 차례의 유의미한 반등 없이 꾸준한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2015년 6.60%였던 비율은 2016년 6.30%, 2017년 6.08%, 2018년 6.00%로 매년 하락세를 지속하다 2019년에는 5.70%로 주저앉았다. 이후 2020년 5.60%, 2021년 5.70%로 잠시 정체되는 듯했으나 2022년부터 다시 5.40%, 2023년 5.20%, 2024년 5.10%로 떨어지며 마지노선인 5% 선에 도달했다.

전체 교원 수 대비 비율 하락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실제 강단에 서는 외국인 교수의 절대적인 숫자 자체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2015년 당시 5,961명에 달했던 외국인 전임교원 수는 지난해 4,348명으로 집계되어 10년 만에 1,613명이 대학을 떠났다. 2020년 5,001명으로 간신히 5,000명 선을 유지하던 인원수는 2022년 4,813명으로 내려앉은 뒤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 대학들이 직면한 극심한 재정 압박과 학과 통폐합 등 내부 구조조정의 결과물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00년대 후반까지 대학들은 국제화 지표를 높이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며 외국인 교수 채용에 열을 올렸으나 최근에는 인건비 절감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상대적으로 유지 비용이 많이 들고 관리가 까다로운 외국인 교수 채용은 대학 경영진에게 우선적인 감축 대상으로 전락한 실정이다.

국제화 정책의 패러다임이 교수 확보에서 유학생 유치 위주로 급격히 선회한 점도 외국인 교수 감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대학들은 학위 과정의 내실을 다질 교수진 확보보다는 당장 재정 수입에 도움이 되는 외국인 유학생 숫자를 늘리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는 교수진의 다양성 확보가 뒷전으로 밀려나면서 고등교육의 질적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임동진 한국이민정책학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대학들은 국제화 확대라는 거대 담론보다 생존을 목적으로 한 재정 안정과 학과 통폐합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진단했다. 또한 임 회장은 "고등교육 국제화 정책의 무게중심이 외국인 교수 확보라는 질적 성장보다 외국인 유학생 확대라는 양적 팽창으로 이동한 결과가 통계로 나타난 것이다"라고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대학의 외국인 교수 감축이 방만한 운영을 바로잡고 내실을 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효율화 작업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과거 무분별하게 추진된 외국인 교수 유치가 실제 교육 성과나 연구 실적으로 이어지지 못한 사례가 많았기에 시장 원리에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이러한 기계적인 인원 감축이 한국 대학의 폐쇄성을 강화하고 글로벌 인재 유치 경쟁에서 뒤처지게 할 것이라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향후 전망은 더욱 어두워질 것으로 보이며 올해 외국인 전임교원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4%대로 진입할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대학 소멸 위기가 현실화하면서 외국인 교수를 포함한 전문 인력에 대한 투자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정부 차원의 고등교육 국제화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지 않는 한 국내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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