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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매출 85% 폭증 사상 최대 실적…AI 반도체 수요 폭증

장선희 기자

엔비디아가 데이터 센터 컴퓨팅 수요 폭증과 인공지능(AI) 에이전트의 폭발적 성장세에 힘입어 20일(현지시간) 또다시 사상 최대 매출과 순이익을 갈아치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4월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 급증한 816억 달러를 기록하며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789억 달러)를 3.4% 상회했다.

분기 순이익은 583억 달러(약 87조 69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늘어났으며, 분석가들의 예상치였던 429억 달러보다 36.5%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분석가들과의 콘퍼런스 콜에서 "수요가 포물선을 그리며 수직 상승하고 있다"며 "이유는 간단하다. 에이전틱(Agentic) AI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데이터 센터·네트워킹이 견인…800억 달러 자사주 매입 선언

이번 역대 최고 실적은 엔비디아의 핵심 사업인 데이터 센터 부문, 특히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포함한 컴퓨팅 하드웨어 반도체 매출이 견인했다.

이와 함께 네트워킹 하드웨어 매출은 전년 대비 3배나 급증하며 사상 최대치인 148억 달러(약 22조2600억원)를 기록했다.

실적 발표와 더불어 엔비디아는 주주 친화적인 파격 행보를 공개했다.

800억 달러(약 120조3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는 한편, 분기별 현금 배당금을 기존 주당 1센트에서 25센트로 대폭 인상하기로 했다.

콜레트 크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콘퍼런스 콜을 통해 올해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실적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하드웨어, 특히 실리콘 반도체에 그 어느 때보다 막대하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지표로 해석된다.

▲ 뜨거워지는 반도체 패권 경쟁…아마존·구글·스타트업 가세

엔비디아가 독주하는 가운데 경쟁사들의 추격과 시장의 열기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달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자사의 맞춤형 반도체 사업이 예상보다 큰 규모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자체 실리콘 부문이 독립 기업이라고 가정하면 연간 매출이 약 500억 달러(약 75조 23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주에는 구글과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50억 달러 규모의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구글의 맞춤형 TPU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데이터 센터 기업을 설립한다고 발표하며 엔비디아에 정면 도전장을 내밀었다.

또한, AI 모델 고속 구동용 거대 칩을 만드는 스타트업 세레브라스 시스템즈는 올해 최대 규모인 56억 달러(약 8조4200억원) 조달에 성공하며 상장 직후 주가가 폭등했다.

피치북 데이터에 따르면 반도체 하드웨어 시장의 과열된 분위기는 인수합병(M&A)에서도 드러나는데, 2025년 한 해 동안 반도체 분야에서 사상 최다 기록인 121건의 M&A가 성사됐으며 총 거래액은 642억 달러(약 96조6000억원)로 202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보너스 국면 속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약 20% 상승해 시가총액이 5조 5,000억 달러에 육박,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엔비디아
[AFP/연합뉴스 제공]

▲ '베라 루빈' 신제품 기대감 증폭…앤트로픽 등 고객사 다변화 가속

엔비디아가 AI 붐을 타고 초고속 성장을 거듭함에 따라, 시장에서는 주가를 더 끌어올리기 위해 더욱 압도적인 어닝 서프라이즈를 요구하고 있다.

14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며 엔비디아 주식을 레버리지 펀드로 보유 중인 그래니트셰어즈의 윌 라인 CEO는 "이제 시장은 예측치를 깨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크게 깨느냐를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3월 AI 모델과 에이전트의 구동 속도를 높이는 신형 서버 2종을 출시한 바 있다.

이 중 추론 전용 시스템에는 엔비디아가 지난해 12월 200억 달러에 인수한 스타트업 그록(Groq)의 기술이 적용됐다.

다른 하나는 에이전틱 AI의 확산으로 수요가 급증한 '베라(Vera) CPU' 기반 서버다.

젠슨 황 CEO는 2027년 말까지 AI 학습에 특화된 차세대 '블랙웰(Blackwell)' 및 '루빈(Rubin)' GPU를 1조 달러어치 이상 판매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과 전문가들은 향후 엔비디아의 초점을 올해 말 출하가 예정된 최신 컴퓨팅 시스템 '베라 루빈(Vera Rubin)'의 시장 안착 여부로 보고 있다.

황 CEO는 경쟁 심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베라 루빈이 전작인 '그레이스 블랙웰'을 능가하는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지난해 대규모 계약을 체결한 앤트로픽과 같은 새로운 파트너를 유치하고, 기업 고객 및 중소형 데이터 센터(네오 클라우드) 중심의 다변화를 통해 거대 하이퍼스케일러 의존도를 낮춰 더 빠른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덧붙였다.

▲ '연 500억 달러' 중국 시장 타개책 고심…H200 승인 여부 주목

한편, 투자자들은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 자사 첨단 반도체를 판매하려는 계획이 성과를 낼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엔비디아의 고성능 프로세서인 'H200'의 중국 수출을 승인했으나, 정작 중국 당국이 아직 수입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는 상태다.

젠슨 황 CEO는 중국의 AI 칩 시장 규모가 연간 50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언급해 왔으나, 이번 분기 실적 전망에서는 중국 내 데이터 센터 칩 매출을 '0'으로 가정하며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

지난주 황 CEO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베이징으로 향하던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기에 극적으로 동승했으나, 해당 회동에서 H200 승인 의제가 논의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라인 CEO는 "현재 중국발 매출이 전무한 상황인 만큼, 향후 중국 시장을 아주 조금만 확보하더라도 엔비디아에 엄청난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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