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등 민생 침해 범죄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된 96억 원 규모의 자금세탁 조직원 19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창원지방검찰청 진주지청은 유령법인을 설립해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유통한 일당을 기소하는 동시에, 범행 창구로 이용된 불법 법인 29개에 대해 관할 법원에 해산명령을 청구하며 범죄 생태계 원천 차단에 나섰다.
민생 경제를 위협하는 보이스피싱 자금의 세탁 통로로 활용된 대규모 유통 조직이 검찰 수사망에 포착되어 사법 처리를 받게 되었다. 창원지검 진주지청 형사2부(최성규 부장검사)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자금세탁책 19명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자금세탁을 목적으로 실체가 없는 유령법인을 설립한 뒤, 해당 명의의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범죄 조직에 공급하며 막대한 불법 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보이스피싱 피해 자금의 흐름을 정밀 추적하는 과정에서 창원과 진주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던 조직의 실체를 파악하며 시작되었다. 국내 총책과 중간 관리책 등 상선 조직원들은 이미 서울중앙지검에서 구속기소 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다. 진주와 산청에 주소지를 둔 하위 자금세탁책 19명은 지난 2월 연고지 관할인 진주지청으로 사건이 이송되어 보강 수사를 받았다.
조직원들이 유령법인 명의의 계좌를 통해 세탁한 불법 자금의 총 규모는 약 96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검찰은 피의자들이 법인 계좌를 대여해 주는 대가로 취득한 범죄수익금 전액에 대해 법원에 추징 구형을 완료하며 경제적 응징 조치를 병행했다. 특히 일부 범행의 공소시효가 지난 5월 6일부터 순차적으로 만료되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검찰은 기록을 면밀히 분석해 혐의를 입증했다.
검찰은 단순 인적 처벌에 그치지 않고 범죄의 근간이 된 유령법인 29개에 대해 각 법인 본점 소재지 관할 7개 법원에 해산명령을 전격 청구했다. 이를 위해 법인 등기부 등본과 기업정보, 계좌 거래 내역 등을 전수 조사하여 실질적인 사업 활동 없이 법격만 유지하는 법인들을 선별해 냈다. 전국 각지에 흩어진 법인 소재지를 고려해 관할 검찰청의 직무대리명령을 받는 등 신속한 행정 절차를 밟아 해산 절차를 공식화했다.
현행법상 회사의 설립 목적이 불법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1년 이상 영업을 하지 아니할 때 검사의 청구로 법원이 해산을 명할 수 있다는 규정을 적극 적용한 사례다. 이는 범죄 조직이 한 번 구축한 법인격을 지속적으로 재활용하며 수사 기관의 추적을 피하는 관행을 근절하겠다는 검찰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법인격이 말소되면 해당 명의의 추가 계좌 개설이나 금융 거래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지는 효과가 있다.
일각에서는 하위 자금세탁책들에 대한 불구속기소가 처벌 수위 면에서 다소 약하다는 비판적 시각을 제기할 수 있으나, 검찰은 상선 조직과의 연계성과 가담 정도를 고려한 결정임을 시사했다. 법적 절차에 따른 방어권 보장과 동시에 범죄 수익 환수라는 실질적 처벌에 집중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법인 해산이라는 강력한 행정적 조치를 통해 재범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는 점이 이번 수사의 핵심이다.
검찰 관계자는 "유령법인이나 사업 중지 후 제삼자에게 판매되는 이른바 '선반회사'는 민생 범죄단체의 핵심 인프라"라며 "불법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을 철저히 발굴하고 퇴출하여 범행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향후 유사 범죄에 대해서도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여 법인격 뒤에 숨은 범죄자들을 끝까지 추적하겠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향후 검찰은 전국 법원과 협력하여 해산명령 청구가 신속히 인용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와 절차 이행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또한 대포통장 유통을 통해 형성된 지하 경제 규모를 파악하고, 추가적인 자금 세탁 경로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유관 기관과 공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수사는 법치주의 확립과 시장 질서 교란 행위에 대한 엄정 대응이라는 보수적 사법 원칙을 충실히 반영한 결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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