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치적 동맹 세력에 대한 보상 논란을 불러왔던 18억 달러 규모의 보상기금 조성 계획에서 사실상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며칠 동안 해당 기금을 폐기하는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었으며, 법원의 제동과 여야 정치권의 거센 반발이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 논란의 중심 된 '반(反)무기화 기금'
문제가 된 기금은 이른바 '반무기화(Anti-Weaponization) 기금'으로 불린다.
트럼프 측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정치적 이유로 부당한 수사와 기소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인물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기 위해 기금을 설계했다.
재원은 연방정부를 상대로 제기된 소송 합의에 활용되는 '판결기금(Judgment Fund)'에서 충당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해당 기금이 사실상 트럼프 지지자와 정치적 동맹 세력에게 공적 자금을 제공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해 왔다.
▲ 법원 제동에 백악관 후퇴 신호
트럼프 행정부는 2일 법무부를 통해 연방법원의 임시 중단 명령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원은 최소 6월 12일 예정된 심리 전까지 기금 집행과 관련한 어떠한 조치도 진행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
법무부는 판결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추가 법적 대응 여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사실상의 후퇴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일부 행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법원 결정이 오히려 백악관이 정치적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출구전략이 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 공화당 내부서도 이례적 반발
이번 사안이 주목받는 이유는 공화당 내부에서도 상당한 반대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체로 협조적이었던 공화당 상원의원들조차 이번 기금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특히 상원 공화당 지도부는 기금 문제 때문에 대통령의 이민정책 관련 예산 법안 추진에도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존 튠 상원 원내대표는 법무부의 입장 발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명확한 철회 약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와 공화당 주류 세력 간 균열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 IRS 소송 합의에서 시작된 논란
해당 기금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세청(IRS)을 상대로 제기한 100억 달러 규모 소송의 합의 과정에서 등장했다.
트럼프 측은 1기 행정부 시절 자신의 세금 신고 내역이 유출된 데 대해 IRS 책임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행정부 수반으로서 사실상 자신이 통제하는 연방기관과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담당 판사는 대통령이 정부와 공모해 사법적 검토를 회피하려 한 것은 아닌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 사법부 "기만 가능성 조사 필요"
사건을 담당한 캐슬린 윌리엄스 판사는 최근 이례적으로 이미 종결된 사건을 다시 열었다.
판사는 소송 합의가 "기만에 근거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대통령이 자신의 행정부와 협력해 법원의 심사를 피하려 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단순한 행정절차 문제가 아니라 권력분립 원칙을 둘러싼 중대한 헌법적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트럼프 진영의 정치적 계산
법무부와 트럼프 측은 당초 직접적인 현금 지급 대신 보상기금이라는 우회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통령에게 직접 보상금을 지급할 경우 정치적 논란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결국 트럼프 측은 바이든 행정부의 '정치적 무기화' 피해자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새로운 기금 조성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 과정이 오히려 더 큰 정치적 역풍을 불러오면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진 것으로 보인다.
▲ 기금 철회해도 논란은 계속
설령 트럼프 대통령이 기금 계획을 완전히 철회하더라도 논란은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트럼프 전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클 플린은 최근 법무부와의 합의를 통해 125만 달러의 보상금을 지급받았다.
또한 2021년 1월 6일 의사당 폭동 관련 피고인들 가운데 일부도 검찰의 부당 수사를 주장하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트럼프 지지층이 개별 소송을 통해 보상을 요구하는 움직임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 민주당 "끝까지 저지" 압박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후퇴하더라도 관련 논란을 계속 부각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비자금을 완전히 폐기하기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해당 기금뿐 아니라 판결기금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모든 시도를 차단하는 별도의 법안도 발의했다.
이는 이번 사안이 단순한 예산 문제가 아니라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핵심 정치 쟁점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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