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전북, '역대 4위' 뜨거운 봄 보냈다…평균 12.9도 기록하며 이상고온 현상 심화

이겨례 기자
전북, '역대 4위' 뜨거운 봄 보냈다…평균 12.9도 기록하며 이상고온 현상 심화
©연합뉴스

 

전북 지역의 올해 봄철 평균 기온이 12.9도를 기록하며 기상 관측 이래 역대 네 번째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는 평년보다 1.4도 높은 수준으로, 3월부터 5월까지 이어진 이상고온 현상이 기온 상승 추세를 견인한 결과다. 고기압성 순환의 영향으로 초여름 날씨가 반복된 가운데 강수량 또한 평년을 상회하며 기후 변동성이 확대됐다.

전라북도 기상 관측 사상 네 번째로 높은 봄철 평균 기온이 기록되면서 지역 기후 생태계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전주기상지청이 발표한 3월에서 5월 사이의 전북 지역 기후 특성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평균 기온은 12.9도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적인 기상관측망이 확충된 1973년 이후 역대 네 번째로 높은 기록이며, 지역 사회의 기후 적응 과제를 새롭게 던져주고 있다.

기온 상승의 폭은 예년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며 뚜렷한 온난화 경향을 증명하고 있다. 올해 기록된 12.9도는 평년 기온인 11.5도보다 1.4도 높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기록인 12.5도와 비교해도 0.4도 상승한 수치다. 매년 기온의 저점이 높아지고 고점이 갱신되는 이러한 추세는 전북 지역의 계절적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정 시기에 집중된 이상고온 현상은 시민들이 체감하는 봄을 사실상의 초여름으로 바꾸어 놓았다. 3월 하순을 시작으로 4월 중순과 5월 중순에 이르기까지 최고기온이 평년치를 크게 웃도는 현상이 파상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3월 23일부터 29일 사이, 4월 13일부터 19일 사이, 그리고 5월 14일부터 18일 사이의 고온 현상이 기온 상승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

주요 시군별 관측치를 살펴보면 한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등 이례적인 폭염 양상이 관측됐다. 4월 13일 남원의 최고기온은 28.4도, 순창은 28.2도까지 치솟으며 계절을 앞서가는 무더위를 기록했다. 이어 4월 16일에는 전주의 기온이 29.1도에 달하는 등 도내 전역에서 평년 수준을 압도하는 고온 분포가 확인됐다.

기상 당국은 이러한 기온 이상 현상의 원인을 한반도 주변의 기압계 배치에서 찾고 있다. 한반도 상층에 고기압성 순환이 강하게 발달하면서 따뜻한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대기가 안정된 것이 이른 더위를 불러온 주된 요인이다. 고기압의 영향권 내에서 일사량이 증가하고 하강 기류가 발생하며 지표면의 열기를 가두는 현상이 반복된 것으로 분석된다.

강수 패턴 역시 과거의 전형적인 봄철 양상과는 상당한 괴리를 보이며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봄철 전체 강수일수는 22.9일로 평년치인 25.7일보다 적었으나, 실제 내린 비의 양은 오히려 늘어났다. 이는 비가 내리는 날은 줄었지만 한 번 내릴 때 쏟아지는 강우의 강도는 훨씬 강력해졌음을 의미하는 지표다.

실제로 올해 봄철 전북의 강수량은 258.9mm를 기록하여 평년 강수량인 225.5mm를 30mm 이상 상회했다. 4월 상순과 5월 중순에 집중된 강우 현상이 전체 강수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수문 관리의 난도를 높였다. 적은 강수일수에도 불구하고 총량이 늘어난 것은 기후 변화에 따른 극한 기상 현상의 일면으로 풀이된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온 상승과 강수 패턴의 변화가 향후 여름철 기상 재해의 전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전주기상지청 관계자는 "올해 봄철은 이른 더위가 나타나는 등 기온 상승 추세가 매우 뚜렷하게 관측되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이어 "다가오는 여름철에 발생할 수 있는 폭염과 집중호우에 대비하기 위해 기후 현황을 면밀히 분석하겠다"고 덧붙였다.

산업계와 농업 현장에서도 이러한 기후 데이터의 변화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기온 상승에 따른 에너지 소비 구조의 변화와 농작물 생육 주기 교란은 지역 경제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법치와 시장 질서에 기반한 국가적 차원의 기후 적응 전략이 지자체 단위에서도 정교하게 실행되어야 할 시점이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전 지구적 엘니뇨 현상의 여파이거나 일시적인 기압 배치에 따른 변동성일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기상 통계의 특성상 단기적인 수치 변화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장기적인 데이터 축적을 통해 본질적인 변화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지속되는 기온 상승의 빈도와 강도는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향후 전북 지역의 기후 전망은 더욱 불확실한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이며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기상청은 다가오는 여름철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 또한 많을 것으로 예측하며 재난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특히 전주와 남원 등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국지성 호우와 열대야 현상에 대한 선제적 방어 기제 구축이 시급하다.

시민들은 이상 기후에 따른 건강 관리와 시설물 안전 점검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급격한 기온 변화는 면역력 저하와 온열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집중호우는 하천 범람과 농경지 침수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한 기상 정보의 신속한 전파와 개인 차원의 철저한 대비만이 기후 위기 시대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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