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이 유방암 치료제 시장의 독점적 지위 형성을 방지하기 위해 자사 복제약인 디탁셀을 매각하는 조건으로 오리지널 항암제 탁소텔의 영업권을 인수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장 점유율 1위와 2위 사업자의 결합으로 인한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이 같은 강도 높은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보령은 향후 6개월 이내에 디탁셀 영업권을 제3자에게 매각해야 하며, 매각 완료 시점까지 제품의 생산과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보령이 사노피로부터 도세탁셀 성분의 오리지널 항암제인 탁소텔의 영업권을 양수하는 기업결합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이번 결정은 국내 도세탁셀 성분 항암제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가진 두 제품이 한 기업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공정위는 보령이 자사의 제네릭 제품인 디탁셀의 영업 관련 자산을 6개월 이내에 제3의 제약사에게 매각하도록 명령했으며, 필요시 최대 6개월의 기간 연장을 허용했다.
국내 도세탁셀 성분 항암제 시장은 사노피의 탁소텔과 보령의 디탁셀이 사실상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과점 구조다. 2023년 기준 사노피는 64.7퍼센트의 점유율로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보령은 13.8퍼센트의 점유율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양사의 점유율 합계는 78.5퍼센트에 달하며, 이는 나머지 6개 경쟁사가 보유한 0.5퍼센트에서 6.9퍼센트 수준의 미미한 점유율과 대조를 이룬다.
보령이 오리지널 약품인 탁소텔을 직접 인수할 경우 시장 내 실질적인 견제 세력이 사라진다는 점이 이번 심사의 핵심 쟁점으로 작용했다. 보령은 2023년 국내에서 유일하게 무알코올 도세탁셀 제품을 개발하여 오리지널 제품과 치열한 품질 경쟁을 지속해온 유일한 주요 사업자다. 만약 기업결합이 조건 없이 승인된다면 보령이 품질 경쟁을 지속할 유인이 사라지고,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경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번 기업결합이 원안대로 진행될 경우 국내 도세탁셀 성분 항암제 시장의 가격은 최소 4.6퍼센트에서 최대 9.3퍼센트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른 소비자 후생 감소액은 연간 33억 8,000만 원에서 77억 8,0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어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 가중이 우려됐다. 공정위는 이러한 독과점적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보령이 탁소텔을 운영하는 대신 기존의 디탁셀을 완전히 시장에서 분리하도록 강제했다.
매각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보령은 디탁셀의 생산 및 공급을 중단하거나 기존 거래처를 탁소텔로 강제 전환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당한다. 또한 매각이 완료된 후에도 매수인이 요청할 경우 보령은 일정 기간 디탁셀 완제품을 공급하고 기술 지원을 제공해야 하는 의무를 지게 된다. 이는 새로운 매수자가 시장에 조기에 안착하여 기존의 경쟁 구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보령은 이번 인수를 기점으로 항암제 시장에서의 생산 능력을 현재보다 약 50배가량 확대할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전담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영업 능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하여 탁소텔의 매출을 극대화하고 국내 항암제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공격적인 확장세는 향후 경쟁사와의 생산 능력 격차를 더욱 벌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기업결합이 오리지널 항암제의 국내 직접 제조 및 판매 기반을 마련하여 의약품 수급의 안정성을 제고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내놓고 있다. 해외 제약사에 의존하던 공급 체계를 국내 기업이 주도함으로써 필수 의약품의 안정적인 확보가 가능해진다는 논리다. 다만 이러한 효율성 증대 효과가 시장 경쟁 제한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상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여전히 존재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기업결합으로 도세탁셀 성분 오리지널 항암제가 국내에서 직접 제조되고 판매되어 유방암 치료에 필수적인 의약품의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는 독과점 규제라는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제약 산업의 공급망 안정성이라는 실익을 동시에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향후 디탁셀을 인수할 제3의 제약사가 보령의 탁소텔과 실질적인 경쟁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시장 건전성 유지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제약 업계는 보령의 대규모 설비 확충이 약가 인하 등 소비자 이익으로 연결될지, 아니면 단순한 시장 지배력 강화로 귀결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공정위는 시정명령 이행 여부를 철저히 감독하여 항암제 시장의 공정한 경쟁 질서를 확립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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