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한 방' 노린 개미 '와르르'…삼전닉스 급락에 레버리지 20% 폭락

강선원 기자

AI 반도체 초호황에 '한 방'을 노렸던 개인 투자자들이 '브로드컴 쇼크'의 직격탄을 맞아 어제(5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6~9%대 급락했고, 관련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는 하루 만에 최대 20% 이상 폭락하며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2026년 6월 5일, 코스피 시가총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이하 삼전닉스)는 각각 6.40%, 9.92% 급락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특히 주가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투자자들은 '살인적인' 낙폭에 망연자실했다. KODEX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하루 만에 20.29% 폭락했고, ACE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도 14.08% 급락하는 등 SK하이닉스 관련 레버리지는 20% 내외, 삼성전자 관련 레버리지는 13~14%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른바 '한 방에 먹으려다 탈이 난' 격이 됐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전날(4일 현지시간)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의 실적 발표에서 비롯됐다. 브로드컴이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고 매출 가이던스마저 미달하면서 '브로드컴 쇼크'가 발생했다. 이는 그간 이어져 오던 AI 반도체 초호황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으며 '반도체 고점론'이 다시 고개를 들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 가능성에 베팅하며 삼전닉스 주가 상승에 대거 진입한 상황이었다.

뒤늦게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에 진입했던 개인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에 직면하며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한 투자자는 '더 오른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무작정 버티면 되는 걸까요?'라며 불안한 심경을 토로했다. 하루 만에 수천만 원, 많게는 수억 원의 평가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절규가 쏟아지면서 투자 심리는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한 방' 노린 개미 '와르르'…삼전닉스 급락에 레버리지 20% 폭락
[사진=AI 생성]

증권가는 이번 급락을 단기적인 조정으로 해석하고 반도체 펀더멘털 훼손은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하락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일시적 조정일 뿐, AI 반도체 산업의 장기적인 성장성은 훼손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비중을 확대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AI 투자 사이클은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며, 반도체 수요는 견조하게 이어질 것」이라며 장기적인 우상향 흐름 유지에 무게를 실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분기 말에서 3분기 초까지 이어질 수 있는 인플레이션 압박과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가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경고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거시 경제 요인들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브로드컴 쇼크'로 인한 삼전닉스 급락 사태는 AI 반도체 산업의 견조한 펀더멘털에 대한 기대를 유지하면서도, 레버리지와 같은 고위험 투자가 가져올 수 있는 살인적인 낙폭과 시장의 변동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개인 투자자들은 섣부른 판단보다는 심층적인 정보와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접근하며, '한 방'을 노리는 투기적 심리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분산 투자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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