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을 재개방하되 새로운 통행 조건을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8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카젬 잘랄리(Kazem Jalali) 주러시아 이란 대사는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Izvestia)와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물론 개방될 것”이라면서도 “이란과 오만 당국이 정하는 새로운 조건 아래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해협 이용과 관련해 일정한 서비스 비용이 부과될 것이라고 언급해 국제 해운업계와 에너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중동 전쟁 여파로 원유 수송 차질 지속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 이후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크게 위축됐다. 일부 유조선들이 최근 페르시아만을 빠져나가는 데 성공했지만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은 여전히 심각한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는 해협의 정상 운영 여부가 글로벌 유가와 에너지 공급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평가된다.
▲ 이란 “통행 서비스 제공하는 만큼 비용 받아야”
잘랄리 대사는 인터뷰에서 “이란과 오만은 해협 운영과 관련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러한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가 부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요율이나 적용 방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란은 최근 영구적인 평화 협정이 체결될 경우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이란 측은 선박 종류와 적재 화물, 당시 안보 상황 등을 고려해 차등 요금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미국 강력 반발…새로운 갈등 불씨
하지만 이 같은 구상은 미국의 강한 반대에 직면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혀 왔다.
미국은 지난 5월 말 오만 정부에 이란과 협력해 통행료 제도를 도입하는 데 관여하지 말 것을 경고한 바 있다.
당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오만 대사로부터 “통행료를 부과할 계획은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향후 호르무즈 해협 운영 방식은 미국과 이란 간 새로운 외교·안보 갈등 요인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 휴전 분위기 속에서도 이어지는 군사 충돌
한편 이스라엘은 9일 이란 서부와 중부 지역의 군사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추가 공격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에도 군사작전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군사적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역시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일본 “통행료 지불 요구받지 않았다”
에너지 수입국들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쟁 이전 기준으로 원유 수입량의 약 95%를 중동에 의존했던 일본 정부는 최근 일본 관련 원유 운반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지만 별도의 통행료를 지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통행료가 현실화될 경우 단순한 물류 문제가 아닌 글로벌 에너지 가격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지적한다.
특히 해상 운송 비용 증가가 원유 및 LNG 가격에 반영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과 에너지 안보 리스크가 동시에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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