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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81.8% OTT…신문 TV 편성표, 81년 역사 속으로

수십 년간 신문의 '가장 열독률 높은 콘텐츠'이자 '국민의 스케줄러'였던 TV 편성표가 이제는 '구시대 유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2026년 6월 8일 경향신문의 지면 편성표 폐지 공지는 본방 사수 시대의 종말을 넘어선 미디어 대변혁의 서막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5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이미 국민 10명 중 8명(81.8%)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료 OTT 이용률은 65.5%에 달해 미디어 소비의 중심축이 빠르게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주목할 점은 스마트폰을 통한 OTT 이용률이 전년 대비 7.6%p 감소(83.6%)한 반면, TV(모니터)를 통한 OTT 시청률은 36.4%로 전년 대비 12.6%p 급증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TV 본연의 역할이 변화했음을 의미한다. 대학생 염모(23) 씨는 「보고 싶은 콘텐츠는 OTT나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바로 나온다. 굳이 TV 앞에서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30) 씨는 출퇴근길에는 숏폼 콘텐츠를, 집에서는 OTT를 통해 원하는 프로그램을 시청한다. 1인 가구인 이모(24) 씨와 박모(22) 씨 역시 PC나 스마트패드를 활용해 OTT 콘텐츠를 소비하며 TV 본방 시청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특히 박모 씨는 「TV는 내가 안 보는 채널까지 다 보여주기도 하고… 유선가입까지 하며 보고 싶지 않다」며, 「하지만 부모님은 내 자취방에 오실 때마다 TV가 없어서 엄청 불편해하신다」고 언급해 세대 간 미디어 이용 방식의 간극을 드러냈다.

과거 TV 편성표는 신문에서 가장 열독률이 높은 콘텐츠였다. 1995년 '모래시계', 2013년 '허준' 같은 인기 드라마가 방영될 때는 시청률 50~60%를 기록하며 온 국민을 TV 앞으로 불러 모으기도 했다. 당시에는 방송사의 로비는 물론, 편성표가 잘못 게재될 경우 '신문사가 마비될 정도로 항의 전화가 빗발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편성표 폐지 소식에 X(구 트위터) 등에서는 '격세지감을 느낀다', '세월이 빠르다'는 댓글이 달릴 뿐 과거와 같은 큰 반발은 찾아보기 어렵다.

국민 81.8% OTT…신문 TV 편성표, 81년 역사 속으로
[사진=연합뉴스]

신문사의 편성표 폐지 고민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중앙일보는 2007년 9월 3일 지면 편성표를 폐지했다가 독자들의 거센 항의에 부딪혀 한 달 만에 복구했다. 하지만 결국 2017년 7월 4일 '디지털 전환'을 이유로 재폐지했다. 영남일보, 국제신문, 동아일보 등 다른 언론사들 또한 유사한 고민 끝에 편성표를 폐지하거나 유지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뉴욕타임스(NYT)조차 2020년 8월 30일자 지면을 끝으로 81년 만에 편성표를 없앴다.

현재 종이신문에서 편성표를 찾는 주 독자층은 고령층이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거나 여전히 TV 본방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지면 편성표는 중요한 정보원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미디어 환경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그 영향력은 점차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이헌율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TV 편성표의 종말은 단순히 한 지면 콘텐츠의 사라짐을 넘어, 미디어 소비 방식과 세대별 라이프스타일의 근본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완전한 플랫폼 교체보다는 기존 방송과 뉴미디어가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미래 미디어 환경에 대한 전망을 내놓았다.

TV 편성표의 역사는 미디어 변천사와 궤를 같이한다. 이제는 시대의 뒤안길로 사라지지만, 그 자리를 채울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와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은 끊임없이 진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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