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각) 이란과의 평화 협상이 타결에 임박했다고 밝혔다.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추가 군사 타격과 이란의 석유 시설 점령을 경고했던 강경한 태도에서 급격히 선회한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협상안에 서명했다고 주장하며, 수일 내로 협정이 완료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합의가 완료되면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도 진행될 예정이다.
▲ 이란, 최종 입장 유보하며 신중론 유지
반면 이란 당국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이는 국영 매체를 통해 "이란은 협정에 대해 최종 결론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결론이 나면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평화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은 미국의 제재로 동결된 수백억 달러의 자금에 대한 이란의 즉각적인 접근 요구다. 이 자금은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이란에 숨통을 틔워줄 수 있는 핵심 요소다.
양국은 자금 해제 방식과 시기를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왔으나, 협상 관계자들은 양측의 입장 차이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 협상 타결 기대감 속 트럼프의 '강온 전략'
목요일 오전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핵 합의를 관철하기 위해 이란의 카르그 섬과 석유 시설을 점령하겠다며 강력한 군사적 압박을 가했다. 그러나 불과 몇 시간 만에 입장을 바꿔 협정이 임박했음을 선언했다.
이번 협상에는 중재자인 카타르 사절단이 테헤란을 방문해 새로운 협상 문구를 전달하는 등 물밑 작업이 긴밀하게 이루어졌다.
미 당국은 테헤란이 핵 요구 조건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공격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주말 유럽에서 양해각서(MOU) 서명식을 가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이 직접 참석하기보다 JD 밴스 부통령이 서명식에 참석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Photo : [AP/연합뉴스 제공])
▲ 끝나지 않은 긴장과 공화당 내 경계론
카타르의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국왕은 협정이 체결되었다는 트럼프의 주장을 공식 확인하지는 않았으나, 중재 노력이 진행 중인 협상 프레임워크 내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고 언급했으나 번번이 무산된 전례가 있어 이번 발표 역시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트럼프는 호르무즈 해협이 서명 즉시 공식적으로 개방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으나, 협정의 구체적인 조건이나 기존의 쟁점이 어떻게 해결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피했다. 미국의 이란 항구 해상 봉쇄 조치는 실제 '거래'가 완료될 때까지 유지될 예정이다.
한편, 공화당 내 강경파들은 이란에 지나치게 관대한 협정을 경계하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번 협상이 과거 오바마 행정부의 핵 합의(JCPOA)와는 근본적으로 달라야 하며, 합의안이 의회의 검토와 승인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군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이란 드론이 미군 아파치 헬기를 격추하자 공습을 감행했으나, 핵심 석유 기반 시설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은 피하며 확전을 조절해 왔다.
이란 역시 바레인, 쿠웨이트, 요르단의 미군 시설을 타격하며 맞대응하는 등 위태로운 휴전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뒤흔든 이번 긴장 국면이 트럼프의 예고대로 평화적 타협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