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워런 버핏에 이어 릴리안 베탕쿠르를 포함한 프랑스 부호들도 정부의 재정적자 해소를 이어 부자증세를 요구해 눈길을 끌고 있다.
르 피가로,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23일(현지시간) 화장품 업체 로레알의 상속녀인 릴리안 등 16명의 프랑스 부호들이 재정적자 해소를 돕도록 세금을 더 낼 수 있도록 부자세를 신설해 달라는 탄원서를 24일 발매된 주간지 누벨 옵세르바퇴르에 기고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16개 기업 대표와 임원에는 로레알의 상속녀로 145억유로(약 22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세계 열다섯 번째 부자 릴리안 베탕쿠르를 비롯해 소시에테제네랄 은행 CEO 프레데릭 우데아, 정유업체 토탈 CEO 크리스토프 마르주리, 에어프랑스 장시릴 스피네타 사장, 광고회사 퓌블리시스 CEO 모리스 레비 등이 포함돼 있다.
FT에 따르면 이들은 기고문에서 "자본 흐름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부자들이 세금을 낼 수 있도록 `특별 기부세`를 신설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같은 제안은 '투자의 달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슈퍼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부과해 미국의 재정적자를 줄이게 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것을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우리는 프랑스 경제모델과 유럽의 기업환경으로부터 혜택을 충분히 받아왔다”며 “재정적자와 국가부채가 프랑스와 유럽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기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BNP파리바의 시장경제부문 책임자 도미니크 바르베는 “부자증세는 재정적자를 줄이는 효과를 실제로 크지 않지만 국민들에게 긴축안을 공평하게 느끼게 하는 정치·사회적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