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서정인 기자] 美 전문가 "풍계리 동향, 늘 있던 움직임"
하원 청문회, 中 미온적 태도 성토 잇따라
북한은 조만간 핵실험보다는 추가 미사일 발사를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18일(현지시각) 제기됐다.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국무부 등에서 근무했던 군사ㆍ정보 전문가 프레데릭 플라이츠는 이날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열린 북한 청문회 직후 연합뉴스 기자 등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단시일 내에 제3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은 50% 미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이 앞으로 언젠가 핵실험을 하겠지만, 과거 두 차례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핵실험을 했다는 이유로 이번에도 곧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은 분명히 추가 도발에 나설 것"이라면서 "서해에 남북 해군의 대치가 예상되기 때문에 미사일을 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플라이츠는 특히 최근 한국 정보 당국이 위성사진 분석 등을 통해 북한의 제3차 핵실험 가능성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도 반론을 내놨다.
그는 "현장에 토사의 움직임이 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내가 파악한 정확한 정보로는 이는 늘 일어나는 일"이라면서 "지난 5년간 항상 그런 움직임이 있었고, 북한은 늘 거기에서 발굴작업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를 반드시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증거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은 미국 등과의 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걸 바라지 않는데다 보유한 핵분열 물질의 양도 제한적"이라면서 곧 핵실험을 감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분석은 최근 한국 정부 소식통이 美 상업위성인 `퀵버드' 촬영 사진을 제시하면서 "북한이 함북 길주군 풍계리에서 제3차 핵실험을 은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러나 이날 청문회에서는 북한이 추가 핵실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제기됐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마이클 그린 연구원은 지난 2006년, 2009년 핵실험 당시를 언급하며 "역사적인 패턴으로 미뤄 북한이 앞으로 몇 개월 내에 핵실험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린 연구원은 또 북한의 새 지도자 김정은에 대해 "아버지 김정일의 `게임 플랜(game plan)'을 따르는 것으로 보이나 구체적으로 대화나 도발을 어떻게 이어갈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청문회에서는 북한 인권문제와 함께 중국의 미온적인 태도에 대한 의원들과 증인들의 성토와 지적이 이어졌다.
하워드 버먼 민주당 의원은 "중국은 북한이 다른 길을 선택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의도가 없다"고 주장했으며, 일리애나 로스 레티넌 외교위원장도 중국이 북한의 미사일기술 개발에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외교협회(CFR)의 스콧 스나이더 연구원은 "중국은 북한의 안정을 유지함으로써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한다"면서 "우리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대해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