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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이어 냉해로 당근·양배추·브로콜리 가격 2~3배 급등

[재경일보 오진희 기자] 겨울채소 주산지인 제주도가 지난 여름 태풍 피해에 이어 초겨울 냉해 피해까지 보면서 겨울 채소인 당근, 양배추, 브로콜리 가격이 2~3배 가량 급등했다.

6일 서울시 농수산물공사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5일 현재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당근(상·20kg기준) 경매가는 5만4000원으로 작년 동기의 2만5000원보다 2.3배 뛰었다.

또 브로콜리(상·8㎏) 가격은 작년 1만6395원에서 올해 4만2094원으로 약 2.6배, 양배추(상·8㎏)는 2822원에서 9020원으로 3.2배 가량 올랐다.

이는 제주에서 주로 재배되는 이들 채소가 8월말~9월초 세차례의 잇따른 태풍으로 파종이 늦어진데다 11월 중순부터 몰아닥친 추위로 성장이 늦어지며 수확이 늦어진데 따른 것이다.

제주시 구좌읍 부근에서 주로 생산되는 당근은 본래 이달부터 출하되기 시작했는데, 물량 자체가 부족하고 상품성도 불투명해지면서 올해 가격강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태풍으로 인한 작황부진과 재배면적 감소 탓에 이달 중 국내산 당근 출하량이 작년보다 38%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주 애월읍과 한림읍 일대에서 재배되는 양배추, 곽지읍 부근에서 자라는 브로콜리 역시 태풍과 냉해 피해를 고스란히 입었다.

양배추와 브로콜리는 제주 외에도 전남 무안, 영광, 해남 등에서도 함께 출하되고 있지만 이 지역 또한 태풍으로 파종이 늦어지고 재배면적이 감소한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호남과 제주지역의 조생종 양배추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줄어들고, 이달 중 산지 양배추의 출하량도 4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처럼 국내산 겨울채소값 강세가 지속되자 대형마트에서는 미국, 중국 등에서 물량을 확보해 가격안정화에 나섰다.

이마트는 현재 햇당근(100g)을 작년보다 39% 올린 460원에, 양배추(1통)를 32% 인상한 3280원에, 브로콜리(2입봉)를 29% 올린 3850원에 각각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당근, 양배추 등 겨울채소의 경우 제주도가 주산지인데 제주 지역의 태풍과 냉해로 인해 물량이 작년보다 급감하면서 가격 오름세가 중생종 양배추 출하가 시작되는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