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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발 개발 비리, 1년만에 이재명 대선자금 수사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가 1년 만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자금 수사로 방향이 급격히 전환됐다.

이는 19일 검찰이 이 대표의 최측근이자 지난해 대선 경선 캠프의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전격 체포하면서다.

김 부원장이 민주당 경선이 진행되던 지난해 4∼8월 대선 자금 명목으로 이른바 '대장동팀'에서 8억원을 받아 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지난 1년간 이어진 대장동 수사는 민간 사업자가 과도한 이익을 챙기는 과정에서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의 역할, 성남시에 끼친 피해 규명이 초점이었다면 김 부원장의 체포를 계기로 '대선 후보 이재명'을 직접 겨누는 구도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 제공]

사건이 벌어진 시기도 대장동 수사가 7∼8년 전이지만 대선자금 수사는 불과 1년여 전이어서 여론의 주목도는 한층 커질 전망이다.

김 부원장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터라 아직 불법 자금 수수 여부를 단정할 수 없는 만큼 이를 실체적으로 증명하는 일이 검찰의 우선 과제다.

돈이 건네졌다면 이 자금이 이 대표의 대선 자금으로 쓰였는지, 이 과정에서 이 대표의 직·간접 지시가 있었는지, 또는 사후에 인지했는지를 밝히는 게 수사의 향방을 가르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 부원장에 대한 체포영장의 출발점은 대장동이었다.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기획본부장의 진술을 근거로 지난해 4∼8월 대장동팀에서 김 부원장으로 돈이 흘러간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장동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지난해 9월 본격화했다.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민간사업자가 적은 투자금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겨간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났고, 성남시 측과 사업자 간 유착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서울중앙지검은 4차장검사 산하에 전담수사팀을 구성하고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여러 차례 추가 조사와 영장 재청구 끝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의 신병을 확보했다. 이들은 대장동 민간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특혜를 받고, 유 전 본부장 측에 금품을 전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그러나 이 수사에서 '윗선'인 이 대표와 연관성을 밝혀보려고 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전담수사팀 출범 후 3주가량이 지난 시점에 성남시장실·비서실을 압수수색해 결재 문서 등을 확보했지만 중간 간부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는 데 그쳤다.

유한기 전 공사 개발사업본부장과 김문기 전 공사 개발1처장 등 핵심 관계자가 검찰 조사 후 극단적 선택을 한 점도 수사의 악재였다.

정·관계 고위 인사들 여러 명이 로비 대상으로 지목됐던 '50억 클럽' 의혹 수사 역시 곽상도 전 의원을 구속기소 한 후 멈춰 섰다.

연말부터 대선 정국이 본격화하면서 수사팀은 '공판 모드'에 들어갔다. 수사에 속도가 나지 않자 당시 야권에서는 '대장동 특검'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올해 5월 윤석열 정부로 정권이 바뀌면서 상황 변화가 생겼다.

대규모 검찰 인사로 기존 대장동 수사팀 대부분이 교체돼 윤 대통령과 근무 인연이 있는 '특수통' 검사로 재편된 중앙지검 반부패 1·3부는 사건을 초기부터 되짚어가며 재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대장동에 앞서 진행된 위례 신도시 개발 사업까지 수사망을 넓혔다. 사건의 성격을 공무원이 비밀 정보를 민간에 누설해 부당 이득을 몰아준 짬짜미 범죄로 규정하고,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를 새롭게 적용해 유 전 본부장 등을 추가기소했다.

검찰은 특히 민간사업자와 성남시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유 전 본부장을 상대로 '윗선' 관여 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의혹을 부인하던 유 전 본부장은 최근 조사에서 김 부원장의 요구로 지난해 여러 차례에 걸쳐 8억원 가량의 현금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인연이 오래된 만큼, 2014년 성남시장 선거와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과정도 짚어볼 것으로 보인다. 선거의 당사자가 이 대표였던 만큼 검찰 수사의 종점은 결국 이 대표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