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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중국용 AI칩 생산 중단…'베라 루빈' 올인

장선희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생산하던 AI 칩 생산을 중단하고 차세대 제품 생산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는 미·중 양국의 규제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엔비디아는 대만 TSMC의 생산 능력을 기존 H200 칩 생산에서 차세대 AI 칩 아키텍처 ‘베라 루빈(Vera Rubin)’으로 재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 조치가 단기간 내 중국 시장에서 H200 칩 판매가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을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 미·중 규제 충돌 속 중국 시장 불확실성 확대

현재 미국 정부는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자국 반도체 산업 보호를 위해 미국 AI 칩 수입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

H200 칩은 엔비디아의 이전 세대 AI 프로세서로, 미국의 수출 규제를 충족하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그러나 실제 판매 승인 절차가 지연되면서 중국 시장에서의 상업화가 사실상 멈춘 상태다.

5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 콜렛 크레스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중국 고객을 위한 소량의 H200 제품은 미국 정부 승인을 받았지만 아직 매출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중국으로의 수입 허용 여부도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 차세대 ‘베라 루빈’으로 전략 이동

엔비디아가 생산을 집중하기로 한 베라 루빈(Vera Rubin) 아키텍처는 최신 AI 시스템을 위한 차세대 GPU 플랫폼으로, 오픈AI·구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수요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 불확실성 속에서 기다리기보다는 확실히 수요가 있는 제품에 집중하는 것이 합리적인 전략”이라며 “이번 결정은 베라 루빈 칩의 공급과 출시를 오히려 앞당길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
[EPA/연합뉴스 제공]

▲ 중국 주문 기대 무산…재고로 수요 대응 가능

엔비디아는 당초 중국 고객들로부터 100만 개 이상의 H200 칩 주문을 기대하고 공급망을 가동해 생산을 확대해왔다. 실제로 이미 약 25만 개의 H200 칩이 생산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의 추가 규제 논의와 중국의 수입 제한 가능성이 동시에 제기되면서 예상했던 대규모 주문이 실현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생산된 재고만으로도 제한적인 중국 수요는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미·중 정상회담 변수…칩 규제 완화 가능성

일부 시장에서는 이달 말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이 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만약 규제가 완화될 경우 엔비디아는 다시 H200 칩 생산을 확대할 수 있지만, 생산 라인을 재배치하거나 공급망을 재가동하는 데는 약 3개월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 재편 신호

이번 결정은 단순한 생산 조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 기업들은 중국 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유럽 및 글로벌 빅테크 수요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동시에 중국은 국산 AI 칩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장기적으로 AI 반도체 공급망의 ‘미국 중심 생태계’와 ‘중국 중심 생태계’로 분리되는 구조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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