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주차장 점령한 '유령차' 기승

심명섭 기자

"퇴근하고 돌아오면 주차할 자리가 없어 몇 바퀴를 도는 게 일상인데, 저 차는 몇 년째 그대로 있네요."

16일 인천 남동구 간석오거리역 인근 오피스텔 지하주차장에서 만난 최보미씨(33)는 번호판 없는 차량을 가리키며 하소연했다. 전날(15일) 현장을 확인한 결과, 이 차량은 번호판이 떼어진 채 벽면에 바짝 붙여 주차돼 있었다.

미추홀구 학익동 아파트 주민 박준철씨(45)도 "계절이 몇 번 바뀌도록 그대로 있는 차 때문에 주차난이 더 심해졌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번호판이 영치된 채 사유지 주차장을 점거하는 '유령차'가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 10개 군·구의 번호판 영치 차량은 2023년 1만902대에서 2024년 1만1,538대로 증가했다가 2025년 1만1,177대를 기록했다.

번호판 영치는 자동차세 체납, 과태료 미납, 의무보험 미가입 등이 원인이다. 자동차관리법 제26조와 시행령 제6조에 따라 관할 구청에서 번호판을 떼어가지만, 차주가 체납금을 정리하지 않은 채 사유지에 방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번호판 없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벽면에 바짝 붙여 주차하는 경우가 많아 발견이 어렵다.

박현배 한국도로교통공단 인천지부 교수는 "사유지 특성상 현장 확인과 추적이 제한적"이라며 "주민 신고를 통한 적발과 신속한 견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민신고센터나 구청에 신고하면 차주에게 60일 이내 이동 통보를 하고, 미이동 시 견인 후 공매 절차를 거치도록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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