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통일교 600억 원 도박 수사 무마 의혹...윤희근 전 경찰청장 PC 압수수색

이겨례 기자
통일교 600억 원 도박 수사 무마 의혹...윤희근 전 경찰청장 PC 압수수색
©연합뉴스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통일교 원정도박 수사 무마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직 치안 총수를 향한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특검은 경찰 지휘부가 600억 원대 해외 도박 첩보를 입수하고도 이를 은폐하거나 수사를 중단시켰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수사 정보가 정치권으로 유출된 정황을 포착함에 따라 경찰과 정치권의 유착 관계를 규명하는 것이 이번 조사의 핵심이다.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3대 특검 이후 남은 주요 의혹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통일교 원정도박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한 핵심 증거 확보에 나섰다. 특검팀은 전직 치안 총수인 윤희근 전 경찰청장의 과거 업무용 PC를 압수수색하며 당시 경찰 지휘부의 의사결정 과정을 전방위로 조사하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경찰이 대규모 범죄 첩보를 입수하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의혹에서 비롯되었다. 특검은 전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본청을 비롯해 강원경찰청과 춘천경찰서 등에 수사관들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 통일교 600억 원대 카지노 도박 첩보와 수사 방해 의혹

사건의 발단은 한학자 총재를 포함한 통일교 고위 간부진이 과거 해외에서 거액의 도박을 벌였다는 첩보에서 시작된다. 본지의 취재와 특검 데이터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지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카지노에서 약 600억 원 상당의 원정도박을 했다는 구체적인 첩보가 경찰에 접수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수사 기관은 이 같은 대규모 외환 유출 및 도박 의혹에 대해 적극적인 수사에 나서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검은 단순히 수사 미비에 그친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외압이나 의도적인 첩보 유출에 의해 수사가 조직적으로 무마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당시 경찰 내부에서는 해당 첩보의 신빙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나, 수사는 진척되지 않았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경찰이 입수한 기밀 첩보가 외부로 흘러 나간 정황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수사팀은 해당 첩보가 수사 라인을 벗어나 정치권으로 유출되었고, 결과적으로 수사 동력을 상실하게 만드는 도구로 사용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물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공직자의 직무유기뿐만 아니라 공무상 비밀누설 및 수사 방해에 해당하는 중대 사안으로 분류된다.

▲ 경찰 지휘부 연루 여부 및 첩보 유출 경로 집중 추적

특검 수사의 칼날은 이제 당시 지휘 라인의 정점에 있었던 인물들을 향하고 있다. 윤희근 전 경찰청장은 경찰이 통일교 원정도박 관련 첩보를 공식적으로 입수했던 2022년 6월 당시 경찰청 차장직을 수행하고 있었다. 차장은 청장을 보좌하며 실질적인 수사 상황을 보고받는 위치인 만큼, 첩보 처리 과정에서 어떠한 지시를 내렸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윤 전 청장은 이후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8월 경찰청장으로 승진하여 2년의 임기를 마쳤다. 특검은 그가 차장 시절부터 청장 재임 시기까지 이 사건과 관련해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의 과거 업무용 PC 내 기록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정치권과의 연결 고리 역시 이번 수사의 주된 타깃이다. 특검팀은 경찰이 입수한 도박 관련 첩보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측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을 살펴보고 있다. 권 의원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1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이미 기소된 상태다. 그는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특검은 경찰이 첩보를 유출한 대가로 정치권의 비호를 받았거나, 반대로 정치권의 압력에 의해 수사를 중단했을 시나리오를 모두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2026년 4월 20일 진행된 경찰청 본청과 강원권 경찰 조직에 대한 동시다발적 압수수색은 유출 경로를 특정하기 위한 고강도 조치로 풀이된다.

▲ 정치권 유착 의혹 확산과 종합특검의 향후 수사 전망

종합특검의 이번 행보는 단순히 과거의 부실 수사를 바로잡는 것을 넘어 경찰 조직 전반의 수사 무결성을 시험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특검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디지털 포렌식 자료와 문서들을 바탕으로 당시 수사 보고 라인에 있던 관계자들을 차례로 소환할 방침이다. 만약 윤 전 청장을 비롯한 고위 간부들이 수사 무마에 직접 관여한 증거가 발견될 경우, 이는 경찰 조직의 중립성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치권 인사와의 금전적 유착 관계가 수사 무마의 배경으로 드러날 경우 파장은 겉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특검팀은 이번 수사가 내란 및 주요 인물 관련 특검 이후 남은 중대 의혹을 해소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 수사팀은 권성동 의원의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제기된 새로운 증언들과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물증을 대조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윤 전 청장은 퇴임 후 지방선거에서 충북도지사 예비후보로 나서는 등 정치적 행보를 보였으나 경선에서 탈락한 바 있다. 특검은 그의 정치적 활동 시기와 수사 무마 의혹 시기가 맞물리는 지점이 있는지도 면밀히 들여다볼 계획이다. 향후 특검의 수사 결과 발표에 따라 경찰 수사 구조 개혁 및 정치권의 정교한 로비 감시 체계 구축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다시금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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