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교착 상태가 장기화하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8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성을 가중시키고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에도 혼조 마감을 유도했다.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전 세계 경제에 파장을 미치는 국면이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의 교착 상태가 지속되면서 혼조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2.92포인트(0.13%) 하락한 49,167.79에 마감했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8.83포인트(0.12%) 오른 7,173.91을 기록했으며, 나스닥 종합지수는 50.50포인트(0.20%) 상승한 24,887.10에 장을 마쳤다. 시장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와 현실적인 진전 부재 사이에서 관망하는 모습을 보였다.
▲ 중동 정세 불안
미국과 이란은 지난 주말 파키스탄에서 진행된 대면 협상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며, 이후 양측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란은 미국에 양측이 모두 호르무즈 해협을 먼저 개방하고 완전 종전을 선언한 후 핵 협상을 재개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미군의 이란 해역 역봉쇄로 인한 이란의 경제적 압박이 가중된 데 따른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연계 선박에 대한 봉쇄 조치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효과적'이라고 언급하며, 현재 원유 수출길이 막힌 이란의 경제적 고통이 심화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백악관은 이란의 단계적 협상 제안을 접수하고 내부 논의 중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곧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공회전하는 와중에도 국제 유가는 연일 강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108달러선까지 치솟았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충격이 유가에 지속적으로 반영되는 현상이다. 블룸버그 보도에 의하면, 미군이 이란 해역을 역봉쇄한 이후 처음으로 약 400만 배럴 규모의 이란 석유가 유조선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으나, 이는 해협이 완전히 개방되었다는 신호로 해석되지 않는다. 유가 상승은 전 세계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고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결정에 부담으로 작용하며, 특히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 글로벌 에너지 시장 직격
업종별로는 금융, 통신서비스, 기술 섹터가 강세를 보였으나, 나머지 대부분의 업종은 하락했다. 특히 필수소비재는 1% 이상 떨어졌다. 18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과열 양상을 보이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 하락하며 조정을 받았다. 엔비디아는 이날도 4% 오르며 시가총액 5조 달러 레벨을 공고히 했다. 마이크론은 5.6%, 인텔은 2.97%, 샌디스크는 8.11% 각각 상승했다. 반면 AMD는 3.79%, 반도체 설계기업 암(Arm)은 8% 넘게 하락했다. 이는 반도체 시장 내에서도 종목별 차별화가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특정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별적 접근을 반영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반도체 섹터의 이러한 혼조세가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개별 종목으로는 퀄컴이 오픈AI와 스마트폰을 공동으로 개발한다는 소식에 개장 전 주가가 12% 넘게 급등했으나, 개장 이후 차익 매물이 쏟아지면서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어도비는 미즈호 증권이 투자 의견을 시장 수익률 상회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2.50% 내렸다. 도미노피자는 올해 미국 동일 매장 매출 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주가가 8.84% 급락했다. 이러한 개별 기업들의 주가 움직임은 특정 산업의 변화와 기업별 실적 전망, 그리고 애널리스트 평가가 증시 전반의 흐름과 무관하게 개별 종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투자자들이 거시 경제 지표뿐만 아니라 미시적인 기업 동향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 반도체 섹터 변동성 심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올해 12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25bp(베이시스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26.8%로 반영했다. 반면 금리 동결 확률은 68.9%로 올라섰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0.69포인트(3.69%) 밀린 18.02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지표들이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과 견조한 노동 시장 데이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연준의 신중한 통화 정책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연준의 금리 결정은 글로벌 자금 흐름과 환율, 그리고 신흥 시장의 경제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로 남아 있다.
결론적으로,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정과 국제 유가 상승, 그리고 주요 기업들의 엇갈린 실적 전망이 뉴욕 증시의 혼조세를 이끌었다. 연방준비제도의 통화 정책 불확실성 또한 시장의 관망 심리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투자자들은 미·이란 협상 진전 여부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동향, 그리고 인플레이션 지표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다음 거시 경제 지표 발표와 주요국 중앙은행의 메시지에 주목한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정학적 위험과 통화 정책 방향이 시장의 향방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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