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여신 건전성 지표가 일제히 악화되며 금융권에 비상이 걸렸다.
고금리 장기화와 중동 전쟁 등 대외 악재로 시장 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가계와 기업을 가리지 않고 연체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부실의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
▲ 가계·기업 대출 연체 동반 상승…주요 지표 '역대 최고' 속출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1분기 말 전체 연체율 단순 평균치는 0.40%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0.06%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모든 은행에서 연체율이 일제히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하나은행의 전체 연체율은 0.39%를 기록하며 9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특히 가계 연체율(0.31%)과 소호 대출 연체율(0.56%)은 2016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NH농협은행 역시 가계 연체율이 0.46%까지 오르며 약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가계 경제의 위기감을 반영했다.
기업 부문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은행의 중소기업 연체율은 0.61%로 지주 재출범 이후 최고치를 새로 썼으며, KB국민은행은 거액 차주 여신 영향으로 대기업 연체율이 8년 만에 가장 높은 0.32%까지 올랐다.
▲ 부동산업 및 서비스업 직격탄…내수 부진 여파
업종별로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자영업 경기의 악화가 지표에 그대로 드러났다.
부동산업과 임대업, 각종 서비스업의 연체율이 급증하며 건전성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신한은행의 부동산업 및 임대업 연체율은 0.35%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예술·스포츠 등 여가 서비스업 연체율은 2.08%라는 이례적인 수치를 보였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부동산업 연체율이 각각 0.57%와 0.41%를 기록하며 장기 고점을 형성했다.
현장에서는 부동산 공실률 증가와 내수 소비 위축이 맞물리면서 관련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정보통신업, 교육서비스업 등 특정 업종에서의 연체율 급등은 부실의 고리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 쌓여가는 부실채권…은행권 '건전성 관리' 비상 체제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을 의미하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5대 은행의 평균 NPL 비율은 0.37%로 전 분기보다 0.04%포인트 상승하며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 하락을 가속화했다.
신한은행의 소호 부문 NPL 비율은 0.47%로 2011년 집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가계 NPL 비율 역시 각각 6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금리 인상의 여파가 시차를 두고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향후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나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부실채권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은행권은 리스크 관리 및 충당금 적립 등 건전성 강화 기조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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