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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EU 무역 갈등 고조, 유럽산 자동차 관세 인상 협상 파리서 개시

재경 외신부 기자
미국-EU 무역 갈등 고조, 유럽산 자동차 관세 인상 협상 파리서 개시
©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 수장들이 프랑스 파리에서 회동하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유럽산 승용차 및 트럭 관세 10%포인트 인상안을 논의한다. 이번 회동은 대서양 양안의 무역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이루어져 글로벌 경제 질서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기존 무역 합의를 준수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관세 인상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 간 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양측 무역 수장들이 프랑스 파리에서 긴급 회동하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럽산 자동차 관세 인상 위협에 대한 해법을 모색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토마 레니에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이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나 시급한 무역 현안을 논의한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파리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장관급 회의를 계기로 별도의 양자 회동을 가질 예정이며, 이번 만남은 트럼프 대통령이 EU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10%포인트 올리겠다고 전격 발표한 직후에 성사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EU가 미국과의 무역 합의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내주부터 유럽산 승용차와 트럭에 대한 관세 인상을 단행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 같은 미국의 강경한 태도는 글로벌 무역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며, 특히 유럽 자동차 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를 낳는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의 관세 인상 조치는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수익성에 심각한 압박을 가하고, 이는 다시 유럽 경제 전반의 성장 동력을 둔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분석한다.

유럽연합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터무니없다는 입장으로, 레니에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과의 합의 첫날부터 공동 성명을 이행해 왔으며, 공동의 약속을 완수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양측이 작년 7월 타결한 무역 합의는 유럽 내에서 불리하다는 여론과 덴마크령 그린란드 갈등 등으로 인해 유럽의회 승인이 늦춰진 바 있다. 유럽의회는 지난 3월에야 미국과의 무역합의안을 조건부로 승인하였으며, 미국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협정을 중단할 수 있다는 문구를 포함하여 유럽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수정 조항을 보탰다.

또한, 양측의 협정이 최종 발효되려면 EU 절차에 따라 회원 27개국의 승인도 거쳐야 하는 상황이다. 로이터 통신은 "유럽연합의 복잡한 내부 승인 절차는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항상 변수로 작용하며, 이는 미국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도한다. 레니에 대변인은 EU가 협정 승인 절차 전반에 걸쳐 미국과 정보를 완전히 공유하고 있으며, 최종 발효를 위한 작업이 진전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유럽연합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인상이 실제로 단행될 경우 대응을 위한 모든 선택지를 열어두고 있다고 경고하였으나, 레니에 대변인은 어떤 대응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였다. 이는 미국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EU가 즉각적인 보복 관세 등 강경 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EU가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경우, 이는 전 세계적인 무역 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공급망에 예측 불가능한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한편, 유럽산 자동차를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위협은 최근 미국이 중동 전쟁에서 굴욕을 당하고 있다고 비판해 미운털이 박힌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인식이 유럽 내에 존재한다. 미국 국방부는 메르츠 총리의 미국 비판 이후 이달 1일 독일 주둔 미군 5천명 감축 계획을 발표하는 등, 이번 관세 위협이 단순한 경제적 사안을 넘어선 지정학적 압박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NN은 "이번 사태는 대서양 동맹 관계의 균열을 상징하며, 동맹국 간의 신뢰가 시험대에 올랐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관세 위협을 실제 조치보다는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압박 카드로 해석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미국 국내 정치적 지지층 결집과 대선 전략의 일환으로 무역 이슈를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 방식은 예측 불가능성을 높여 기업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자유 무역 질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반복되는 무역 장벽 위협은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고민하게 만들며, 이는 결국 효율성 저하와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번 미국과 EU 무역 수장들의 회동 결과는 대서양 양안의 미래 무역 관계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이 관세 인상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고 합의점을 찾을지, 혹은 무역 분쟁의 새로운 국면에 진입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이 실패할 경우, 글로벌 경기 둔화 압력이 가중되고 한국을 포함한 주요 수출국들 역시 간접적인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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