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절차적 정당성 상실한 강원교육감 단일화 가도, 박현숙 불참 선언에 무산 위기

김영 기자
절차적 정당성 상실한 강원교육감 단일화 가도, 박현숙 불참 선언에 무산 위기
©연합뉴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3주 앞두고 강원도 교육감 중도 성향 후보 단일화가 절차적 공정성 논란으로 무산 위기에 직면했다. 박현숙 예비후보가 추진위원회의 일방적인 일정 강행에 반발하며 정책토론회 불참을 선언함에 따라 후보 등록 전 단일화는 사실상 난항을 겪게 됐다. 추진위가 설정한 13일 단일화 확정 시한을 하루 앞두고 진영 내 갈등이 폭발하면서 중도 결집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강원도 교육의 미래를 결정할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3주 앞두고 중도 진영의 단일화 가도에 비상등이 켜졌다. 박현숙 강원교육감 예비후보가 추진위원회의 독단적인 일정 운영을 이유로 정책토론회 불참을 선언함에 따라 단일화 논의는 중단 위기에 처했다. 이는 후보 등록 마감 시한인 13일을 하루 앞두고 벌어진 사태로, 중도 성향 후보들의 결집을 기대하던 지역 교육계의 구상에 심각한 균열을 야기했다.

이번 사태의 중심에 있는 '강원교육 혁신을 위한 교육감 단일후보 추진위원회'는 지난주 공식 출범하여 단일화 작업을 서둘러 왔다. 위원회는 박현숙·최광익 두 예비후보를 한자리에 모아 12일 오후 원주에서 온라인 생중계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단일화의 동력을 확보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충분한 사전 조율 없이 강행된 일방적 추진은 후보 측의 강력한 반발을 사며 오히려 진영 내 혼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박현숙 예비후보는 추진위원회가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정치공학적 접근만을 고수하고 있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추진위 구성 과정부터 토론회 일정 확정, 단일화 방식 선정에 이르기까지 자신과 어떠한 공식적인 제안이나 협의도 이뤄지지 않았음을 명시했다.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된 단일화는 도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으며, 이는 교육 수장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원칙에 어긋난다는 판단이다.

단일화 과정에서 나타난 불투명성은 유권자의 선택권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박 후보는 일방적인 일정 추진이 도민의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으며, 정책 중심의 검증이 실종된 단일화는 정치적 야합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교육 행정의 수장을 선출하는 엄중한 과정에서 상호 존중과 투명한 절차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셈이다.

추진위원회는 당초 12일 토론회 직후 여론을 수렴하여 후보 등록 전날인 13일까지 단일후보를 확정하겠다는 촉박한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지방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물리적 시간을 이유로 절차를 간소화하려 했던 시도가 오히려 독이 된 형국이다. 핵심 후보 중 한 명인 박 후보의 이탈로 인해 위원회가 추진하던 단일화 작업은 그 정당성과 대표성에 심각한 흠집을 남기게 됐다.

진영 내 단일화 실패는 표 분산으로 이어져 시장의 효율적 선택을 방해하고 선거 결과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크다. 보수와 중도층의 지지를 결집해 교육 혁신을 이루겠다는 명분은 절차적 공정성이라는 벽에 부딪혀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단일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각 후보가 처한 정치적 이해관계와 원칙이 충돌하며 합의점 도출은 더욱 요원해지는 양상이다.

박 예비후보는 강원교육의 변화와 발전을 위한 논의에는 언제든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단일화 논의 자체를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출발은 상호 존중과 투명한 절차, 정책 중심의 검증이어야 한다"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는 추진위의 기존 방식을 전면 수정하지 않는 한 추가적인 논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배수진을 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강원교육감 선거의 향방은 추진위가 박 후보의 요구를 수용하여 새로운 협상 테이블을 마련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후보 등록 시한까지 남은 시간이 극히 짧은 상황에서 극적인 반전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중도 진영은 다자 구도로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다. 정책 대결보다는 단일화 여부에 매몰된 현재의 흐름이 유권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미지수다.

결국 이번 사태는 교육 자치의 본질인 민주적 절차와 공정성이 정치적 목적에 의해 훼손될 때 발생하는 부작용을 여실히 보여준다. 추진위가 무리하게 일정을 밀어붙이는 대신 후보 간의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을 선행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강원도 교육의 미래를 책임질 적임자를 찾는 과정은 단일화라는 수단보다 절차적 정의라는 가치가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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