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인 금산사의 전 주지가 차명 건설업체의 공사 수주를 위해 현 주지에게 1억 원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전주지검은 해당 인사가 국고보조금이 투입되는 사찰 공사를 따내기 위해 배임증재 및 업무상 횡령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종교계의 도덕성 결여와 국고 집행 과정의 허술함이 사법적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전주지검 형사3부는 업무상 횡령 및 배임증재 혐의를 적용해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 금산사의 전 주지 A씨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A씨는 자신이 실질적으로 소유한 건설업체의 이익을 위해 사찰의 공적 자금과 지위를 남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종교 시설의 투명한 운영을 기대하는 사회적 신뢰를 정면으로 배반한 행위로 평가받는다.
수사 결과 A씨는 친인척 명의를 빌려 차명 건설회사를 설립하고 조직적으로 사찰 관련 공사를 독점하려 시도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금산사 현 주지인 B씨에게 공사 수주 대가로 현금 1억 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사찰의 운영권과 공사 발주권을 가진 핵심 인사들 사이에서 은밀한 금전 거래가 이루어진 셈이다.
특히 이번 사건이 심각한 이유는 해당 공사들이 순수 종교 자금이 아닌 국민의 세금인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아 진행되었다는 점에 있다. 국고보조금은 엄격한 절차와 투명한 입찰 과정을 거쳐 집행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A씨는 차명 회사를 통해 이를 사익 편취의 수단으로 전락시켰다.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에서 발생한 비리는 시장 경제의 공정성을 해치는 중대한 범죄다.
이번 수사는 종교계 내부의 자정 목소리에서 시작되어 사법 기관의 철저한 수사로 이어지는 과정을 밟았다. 종교시민단체인 참여불교재가 교단자정센터가 고발장을 접수하면서 전북경찰청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A씨와 B씨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한 뒤 혐의가 중대하다고 판단하여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범죄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으며 법정에서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향후 공소 유지 과정에서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공공성을 망각한 종교 지도자의 비리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다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피고인 측이 향후 재판 과정에서 금전 전달의 성격이나 대가성 유무를 두고 치열한 법리 다툼을 벌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1억 원이라는 거액의 성격이 단순한 보시나 지원금이 아닌 명백한 수주 대가임을 증명하는 것이 유죄 판결의 핵심 관건이 될 전망이다.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번 사태는 종교 단체의 회계 투명성과 외부 감시 체계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대규모 국고보조금이 투입되는 사찰 정비 사업 등이 특정 소수의 이권 카르텔에 의해 좌우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종교계 내부의 폐쇄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법치주의와 시장 질서를 위협하는 불법의 온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사찰 공사 입찰 시스템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과 감독 강화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국고보조금 관리 당국은 보조금 집행 과정에서의 부정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법치는 예외 없는 적용을 통해 완성되며, 종교계 또한 사회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이번 사건은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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