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주식의 열광적인 상승세가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PHLX 반도체 지수는 올해 들어 역대 최고의 출발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붐이라는 기준을 고려하더라도 그 상승 폭은 이례적이다. 샌디스크는 올해 570% 급등했고, 인텔은 주가가 세 배 이상 뛰었다.
삼성, 마이크론, SK하이닉스는 모두 시가총액 1조 달러 기업 대열에 합류했으며, AMD의 기업 가치는 JP모건 체이스를 넘어섰다.
▲ AI 인프라 수요 폭증이 이끄는 기록적 상승세
27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반도체 지수는 올해 들어 82% 상승하며 연초 첫 100거래일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이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은 총 5조 7,000억 달러의 시가총액을 추가했다.
이러한 랠리의 배경에는 전 세계적으로 치솟는 반도체 수요가 자리 잡고 있다.
인텔, ARM, AMD가 주력하는 CPU부터 엔비디아의 AI 가속기(GPU), 서버용 메모리 칩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카테고리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며 기업들의 수익을 견인했다.
▲ AI 에이전트 시대, 재조명받는 CPU 시장
최근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코딩부터 여행 계획 수립까지 다양한 업무를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AI 에이전트'가 급부상하면서 CPU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실제로 인텔은 지난 4월, 에이전트 AI용 CPU 수요에 힘입어 데이터 센터 부문 분기 매출이 51억 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엔비디아 역시 강력한 수요를 바탕으로 지난주 사상 최대의 매출과 수익을 보고했다.
▲ 기술적 과열 양상 속 시장의 향방은
현재 반도체 지수는 단기 및 장기 이동평균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이는 강한 실적과 투자자들의 낙관론이 반영된 결과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급격한 상승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25년 4분기 AI 인프라 관련 민간 투자 규모는 800억 달러로 수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올해 들어 투자 규모는 다소 둔화되는 추세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지출 축소나 컴퓨팅 효율성을 극대화한 새로운 AI 모델 출시, 정책적 변수 등이 향후 주가 흐름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거품 논란 속에서도 돋보이는 반도체 기업의 수익성
일부 투자자들은 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주식이 여전히 저평가되어 있다고 판단한다.
기업들의 이익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주가수익비율(P/E)이 고점 대비 낮아졌기 때문이다.
반도체 지수 포함 기업들의 향후 12개월 수익 기준 P/E는 약 26배 수준으로, 10년 평균인 21배보다는 높지만 닷컴 버블 당시의 최고치에는 크게 못 미친다.
특히 마이크론의 경우 주가가 예상 수익의 10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S&P 500의 평균 P/E인 22배와 비교해도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닷컴 버블 당시와는 달리 탄탄한 수익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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