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소비자의 검색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단순히 정보를 찾는 수준을 넘어 복잡한 조건까지 이해해 최적의 선택지를 제시하는 AI가 새로운 검색 창구로 자리 잡으면서 플랫폼 기업들도 생존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오픈테이블은 AI가 검색을 담당하고 플랫폼이 예약을 연결하는 구조를 앞세워 AI 시대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4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데비 수(Debby Soo) 오픈테이블(OpenTable)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전형적인 AI 기반 맛집 검색 사례로 "이번 금요일 오후 7시 보스턴에서 예약 가능한 곳 중 글루텐을 먹지 못하는 사람도 이용할 수 있으며 제임스 비어드상 후보에 오른 해산물 레스토랑을 찾고 있다"는 수준의 검색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 오픈테이블, AI 기업으로 진화
현재 부킹홀딩스(Booking Holdings) 산하 브랜드인 오픈테이블은 1998년 설립됐다. 창업자인 척 템플턴(Chuck Templeton)은 아내가 식당 예약을 위해 여러 차례 전화를 거는 모습을 보고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창업 초기에는 일부 레스토랑에 디지털 예약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직접 하드웨어를 설치해야 할 정도로 시장 환경이 열악했다.
▲ 예약 플랫폼 경쟁…AI가 생존 전략으로 부상
오늘날 오픈테이블은 소비자와 레스토랑이 원하는 모든 접점에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특히 이용자들이 AI 검색을 활용하는 빈도가 크게 증가하면서 이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동시에 옐프(Yelp), 레지(Resy) 등 경쟁 플랫폼과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AI를 서비스 전반에 적용하는 것은 물론, 직원들에게도 AI 활용 능력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 AI 실험 단계는 끝났다…직원마다 AI 활용 목표를 부여
데비 수 CEO는 오픈테이블에서 더 이상 AI를 소개하는 브라운백 런치나 단순한 실험 단계는 끝났다고 밝혔다. 직원들은 각자 배정된 AI 에이전트를 업무에 활용해야 하며 직무별 AI 사용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회사는 현재 7만 개 이상의 레스토랑을 지원하고 있으며 약 1,400명의 직원 규모를 유지한 채 서비스 대상을 더욱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AI 도구를 개발하는 전담 조직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모든 조직에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를 AI로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담당자를 두고 있다.

인공지능[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레스토랑 도면 등록도 AI가 자동 처리하는 시대
대표적인 사례가 신규 레스토랑의 좌석 배치도 등록 업무다. 기존에는 회사 직원과 레스토랑 총지배인이 여러 시간 동안 전화와 수정 작업을 반복해야 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식당 내부를 사진으로 촬영해 전송하는 것만으로 AI가 자동으로 좌석 배치도를 생성하는 방식으로 전환된다. 실제로 오픈테이블은 CEO와의 인터뷰 직후 해당 기능을 공식 출시했다.
▲ "AI 단순 업무를 없앨 것"
이 같은 변화는 직원들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지만, 데비 수 CEO는 AI가 사람을 대체하기보다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에서 해방시켜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더 큰 위험은 AI를 충분히 빠르게 습득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회사의 AI 전략을 직원들에게 투명하게 공유하고 있으며 직원들이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AI는 단순히 현재 직장에서의 역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경력을 위한 투자이며, 결국 자신의 커리어는 스스로 책임지고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주인의식'이 AI 시대 경쟁력을 결정한다
데비 수 CEO는 무엇보다 주인의식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꼽았다. 이러한 철학은 대만 출신 이민자인 부모가 오프라인 여행사를 창업하고 운영하는 모습을 어린 시절부터 지켜보며 형성됐다고 밝혔다.
사업 초기에는 자신의 침실이 곧 사무실이었을 정도로 부모의 경영 과정을 가까이에서 경험했으며, 그 덕분에 경영자가 어떻게 사업을 운영하는지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현재도 이러한 철학을 실천하고 있으며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을 '엄격하지만 공정한(Tough but Fair)' 방식이라고 소개했다.
▲ AI가 추천한 맛집도 결국 오픈테이블로 연결
한편 기사 작성자는 AI 챗봇들에게 앞서 언급한 조건의 보스턴 레스토랑을 직접 검색해 달라고 요청했다.
AI는 문커서(Mooncusser), 파차 아 파차(Faccia a Faccia), 로우34(Row 34) 등을 추천했으며, 이 가운데 한 곳의 예약 링크는 자연스럽게 오픈테이블로 연결됐다고 전했다. 이는 AI 검색 시대에도 예약 플랫폼의 역할과 영향력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