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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 먹는 개와 빙수 즐기는 고양이, '펫 휴머니제이션'이 재편한 여름 소비 지도

냉면 먹는 개와 빙수 즐기는 고양이, '펫 휴머니제이션'이 재편한 여름 소비 지도
©연합뉴스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대우하는 '펫 휴머니제이션' 문화가 확산하면서 여름철 펫 전용 보양식과 기능성 제품 매출이 기록적인 수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마트의 반려견 전용 냉면은 일일 제조 물량의 70% 이상이 당일 소진되고 있으며, 일부 외식 매장에서는 반려동물 동반 고객의 매출 기여도가 1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본격적인 폭염을 앞두고 식품, 의류, 가전 업계는 반려동물의 건강 관리 수요를 겨냥한 특화 상품군을 대폭 확대하며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반려동물 시장의 소비 패러다임이 단순한 간식 급여를 넘어 원재료의 영양 성분과 수분 함량을 엄격히 따지는 건강 관리형 프리미엄 제품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이마트의 반려동물 전문 브랜드 몰리스가 이달 초 출시한 '반려견 냉면'과 '멍빙수'는 황태 육수와 닭가슴살, 락토프리 우유 등 사람이 먹는 음식과 동일한 수준의 식재료를 사용하여 시장의 즉각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유통 현장에서는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틀어 제조 물량의 70% 이상이 당일 판매되는 완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 측은 수요가 집중되는 7월에서 8월 사이 성수기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제품의 생산량을 현재의 4배 수준으로 확대 편성할 방침이다.

식품업계는 복날을 전후로 급증하는 반려동물의 기력 회복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고영양 보양식 라인업을 강화하고 전방위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풀무원의 펫푸드 브랜드 아미오는 영양식 제품군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10% 증가한 수치를 바탕으로 초복 대비 삼계탕 및 두부황태탕 기획전을 준비 중이다. 굽네의 펫푸드 브랜드 듀먼 역시 삼계탕과 오리탕 등 보양식 제품의 여름 시즌 판매량이 평시 대비 2배가량 폭증하는 추이를 반영하여 단독 특가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러한 흐름은 반려동물의 식욕 저하와 탈수를 방지하려는 보호자들의 소비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특정 동물군에 특화된 영양 관리 제품과 장 건강을 겨냥한 기능성 신제품도 펫코노미 시장의 질적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동원F&B는 지난해 여름 시즌 반려묘용 제품 매출이 전년 대비 25% 성장한 데이터에 주목하여 펫푸드 브랜드 아르르를 통해 보양식 콘셉트의 영양 스튜를 신규 출시한다. hy는 자체 개발한 유산균의 유통 안정성을 극대화한 분말형 신제품을 선보이며 반려동물의 위와 장 건강을 관리하려는 세분화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기업들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사료를 넘어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고관여 기능성 제품군에 화력을 집중하는 추세다.

반려동물 전용 먹거리의 영역은 가정 내 급여를 넘어 전문 외식 공간으로까지 확장되며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엠에프지코리아가 운영하는 매드포갈릭은 일부 매장에서 '댕댕이 라구 미트볼'과 '멍이보감! 홍삼계탕' 등 3종의 전용 메뉴를 운영하며 동반 고객 유치에 성공했다. 실제 매드포갈릭 스타필드 안성점의 경우 지난달 기준 전체 매출의 약 15%가 반려동물 동반 고객으로부터 발생하였으며, 운정점 역시 평일 매출 비중이 최대 1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반려동물 친화적 서비스가 단순한 고객 편의 제공을 넘어 실질적인 영업 이익을 견인하는 핵심 수익 모델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기온 상승과 폭염 장기화에 따른 체온 관리 및 위생 가전 수요도 의류와 가전 업계를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BYC의 냉감 및 통기 기능성 반려견 의류인 '개리야스'는 지난해 총 판매 실적이 전년 대비 약 40% 증가하며 기능성 펫 의류 시장의 지배력을 공고히 했다. 가전 분야에서는 비쎌의 스팀 청소기, 주연테크의 목욕 거품기, 교원 웰스의 털 관리 특화 공기청정기 등 고도화된 기술력을 접목한 제품들이 반려동물 가구의 필수 가전으로 부상 중이다. 습도가 높은 여름철 실내 세균 번식을 억제하고 반려동물의 청결을 유지하려는 보호자들의 니즈가 가전 소비의 새로운 축을 형성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반려동물을 인간과 동일시하는 과도한 의인화 소비가 시장의 가격 거품을 조성하고 불필요한 가계 지출을 유도한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필수 영양 공급의 범위를 벗어난 고가의 기호품이나 패션 용품 소비가 합리적인 자원 배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시장의 주류 형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합의는 더욱 공고해지는 양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대하는 펫 휴머니제이션 문화가 확산하면서 먹거리부터 의류, 가전까지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을 닮은 상품군이 세분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모차 전용 선풍기나 냉감 매트와 같이 무더위 속 야외 활동을 돕는 이색 제품에 대한 수요는 향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펫코노미 시장은 앞으로도 단순한 양적 팽창을 넘어 기술적 완성도와 영양학적 전문성을 갖춘 질적 고도화 단계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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