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서울교육감 정근식 재선 사실상 확정…진보 진영 12년 독주 체제 굳혔다

김영 기자
서울교육감 정근식 재선 사실상 확정…진보 진영 12년 독주 체제 굳혔다
©연합뉴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40%가 넘는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하며 사실상 재선을 확정 지었다. 개표가 16.75% 진행된 상황에서 정 후보는 2위인 보수 성향 조전혁 후보를 25%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따돌리며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번 승리로 진보 진영은 2014년 이후 서울시 교육 수장 자리를 5회 연속 차지하는 대기록을 세우게 되었다.

정근식 후보는 개표 초반부터 여유로운 격차를 유지하며 서울시 교육 행정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3일 오후 11시 46분 기준 정 후보는 41.31%(34만8천271표)의 득표율을 기록해 15.80%(13만3천272표)에 그친 조전혁 후보를 크게 앞서 나갔다.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도 39%의 득표율로 1위가 예측되었던 정 후보는 실제 개표 과정에서도 반전 없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현직 교육감으로서의 인지도와 진보 진영의 공고한 조직력이 결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선거 결과는 서울 교육의 기조가 향후에도 진보적 가치를 중심으로 지속될 것임을 시사하는 중대한 지표다. 조희연 전 교육감이 2014년부터 내리 3선에 성공한 이후 2024년 보궐선거와 이번 지방선거까지 진보 후보가 승리하며 12년 이상의 장기 집권 체제가 완성되었다. 보수 진영은 단일화 실패와 표 분산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채 또다시 서울시 교육청 입성에 실패할 위기에 처했다. 이는 서울 시민들이 급격한 변화보다는 기존 정책의 안정적인 추진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정 후보의 독주는 탄탄한 '현직 프리미엄'과 선거운동 기간 내내 유지된 대세론에 기반하고 있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선두를 유지하며 지지층을 결집해 왔다. 특히 진보 진영 내 단일화 과정에서 발생한 일부 잡음에도 불구하고 본선에서 강력한 결집력을 보여준 점이 승리의 결정적 원동력이 되었다. 정 후보는 투표 종료 직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 선거 사무실에서 지지자들과 환호하며 사실상의 승리를 자축했다.

선거 현장에서 만난 교육계 관계자는 "정 후보의 압승은 공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학생 복지를 확대하려는 정책 기조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정 후보는 당선이 확실시되자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서울 교육의 혁신을 중단 없이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그는 개표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향후 4년간 추진할 교육 개혁의 청사진을 다시 한번 점검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 후보가 내세운 핵심 공약들은 향후 서울 교육 현장에서 더욱 강력한 실행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3세에서 5세 사이 유아교육의 완전 무상화와 등하굣길 대중교통비 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또한 현장체험학습비 무상화와 독서 교육 확대를 통해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공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러한 복지 중심의 교육 정책은 진보 진영의 핵심 가치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교권 침해 문제에 대해서도 정 후보는 단호하고 체계적인 대응을 약속했다. 교사의 교육 활동 보호를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강화하고 학생들의 기초학력 증진을 위한 맞춤형 지원 시스템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는 보수 진영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학력 저하 우려를 불식시키고 중도층 포섭을 위한 정책적 유연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 후보는 교육의 질적 향상과 교권 회복이 상충하는 가치가 아님을 증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직선제 도입 이후 역대 최다인 8명의 후보가 출마하며 유례없는 혼전 양상을 보였다. 진보 진영 내에서도 한만중 후보가 부정 투표 의혹을 제기하며 독자 출마를 선언하는 등 내부 균열의 조짐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투표 결과 진보 성향 유권자들은 정 후보를 중심으로 강력한 전략적 투표를 단행하며 결집했다. 이는 교육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반면 보수 진영은 고질적인 분열 양상을 반복하며 자멸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윤호상 후보가 보수 단일 후보로 추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류수노 후보의 결과 불복과 조전혁 후보의 독자 출마가 이어지며 보수 표심은 심각하게 파편화되었다. 조전혁 후보는 15.80%, 윤호상 후보는 11.00%의 득표율에 그치며 보수 단일화 실패가 초래한 뼈아픈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보수 진영 내부에서는 선거 전략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진보 진영의 장기 집권에 따른 정책 편향성과 교육 행정의 경직성을 우려하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보수 성향의 한 교육 전문가는 "보수 진영의 단일화 실패가 정 후보의 승리를 도왔지만, 일방적인 정책 추진은 교육 현장의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비판은 향후 정 후보가 시의회와의 협치나 보수 성향 학부모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정치적 과제로 남을 것이다.

정 후보의 재선이 확정되면 서울시교육청은 안정적인 동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대전환' 교육 환경 조성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학생 맞춤형 교육 서비스 제공과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서울 교육의 향방을 결정지은 이번 선거는 진보 진영의 완승으로 귀결되며 향후 4년간의 정책 주도권이 정 후보에게 완전히 넘어갔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교육감#정근식#재선#사실상#확정…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