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추경호, 격전지 대구서 '보수의 자존심' 사수... 김부겸 꺾고 당선 유력

음영태 기자
추경호, 격전지 대구서 '보수의 자존심' 사수... 김부겸 꺾고 당선 유력
©연합뉴스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벌인 박빙의 승부 끝에 당선권에 근접했다. 개표율 62.68% 시점에서 추 후보는 52.12%의 득표율을 확보하며 김 후보를 5.28%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이번 결과는 선거 초반의 열세를 극복하고 보수 결집을 이끌어낸 끝에 얻은 승리로 분석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일 오전 2시 10분 기준 대구시장 선거 개표가 62.68% 진행된 가운데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가 52.12%의 득표율로 당선이 유력한 상태다. 경쟁자인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는 46.84%를 득표하며 추 후보와 5.28%포인트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개표 중반을 넘어서며 두 후보 간의 간격이 점진적으로 벌어짐에 따라 추 후보의 승리가 사실상 굳어지는 양상이다.

이번 선거는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 지역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박빙의 승부로 전개되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선거 초반 각종 여론조사에서 추 후보는 김 후보에게 지지도 면에서 다소 밀리는 양상을 보이며 고전했다. 그러나 선거 운동이 본격화되면서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기 시작했고 양측은 선거 전날까지 우위를 가늠하기 어려운 치열한 접전을 이어왔다.

국민의힘은 전통적 지지 기반인 대구를 민주당에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선거 기간 내내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후보는 '대구 변화론'을 앞세워 중도층과 젊은 층을 공략했으며 추 후보는 '보수의 자존심'을 내세워 전통적 지지층의 향수를 자극했다. 결과적으로 추 후보가 텃밭 사수에 성공하면서 국민의힘은 지역적 정통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선거 종반에 이루어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원 사격은 보수층을 결집시키는 결정적인 도화선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전 대통령은 두 차례에 걸쳐 추 후보의 유세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지지를 호소하며 흩어졌던 보수 표심을 하나로 모았다. 이러한 지원은 박빙의 승부처에서 추 후보가 승기를 잡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추 후보가 최종 당선될 경우 이는 대구 정치사의 보수 정당 계보를 잇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1995년 민선 1기 당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사례를 제외하면 대구시장은 줄곧 보수 정당 출신들이 독점해왔다. 추 후보의 당선은 이러한 역사적 흐름을 지속시키는 동시에 지역 내 보수 진영의 결속력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추 후보는 이번 선거의 최우선 과제로 대구의 경제 회복을 꼽으며 '대구경제 대개조'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인공지능(AI)과 로봇, 미래 모빌리티, 바이오, 반도체 등 5대 미래 성장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는 대구의 산업 구조를 첨단 기술 중심으로 재편하여 도시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전통 산업의 현대화 역시 추 후보가 강조한 핵심 정책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기계와 금속, 섬유 등 대구의 기존 주력 산업을 스마트화하고 고부가가치화하여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쇠퇴해가는 지방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 추 후보 측의 설명이다.

지역 숙원 사업인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에 대해서는 국가가 책임지는 국가 주도 사업으로의 전환을 약속했다. 추 후보는 신공항 건설이 대구의 미래를 결정지을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책임 있는 실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과거 무산되었던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다시 추진하여 거대 경제권을 형성하겠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지역 정가의 한 전문가는 "추 후보의 당선 유력은 대구 시민들이 변화보다는 안정과 전통적 가치를 선택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유세 지원이 보수 지지층의 위기감을 자극하며 막판 표심 향배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분석은 대구 지역의 특수한 정치적 정서가 이번 선거 결과에 깊이 반영되었음을 시사한다.

반면 김부겸 후보가 내세운 '대구 변화론'이 상당한 득표를 기록하며 보수 진영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비록 낙선이 유력하나 김 후보가 거둔 40%대 후반의 득표율은 대구의 정치적 지형이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졌음을 방증한다. 일각에서는 보수 정당이 지역 일당 독점 구도에 안주할 경우 향후 민심의 이반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추 후보는 당선 확정 후 대구의 경제 재도약과 지역 통합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산적한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협조 체제를 구축하고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 확보에 주력할 전망이다. 대구 시민들이 보내준 지지가 엄중한 책임감으로 돌아온 만큼 향후 4년간의 시정 운영 능력이 추 후보의 정치적 미래를 결정지을 척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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