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이 죽은 이를 닮은 휴머노이드를 구현해내는 시대, 상실의 슬픔은 과연 치유될 수 있을까. 오는 10일 개봉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상자 속의 양'은 잃어버린 아들을 AI 로봇으로 되살린 한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기술 발전의 위안과 동시에 우리 시대 인간다움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영화 '상자 속의 양'은 러닝타임 127분, 12세 이상 관람가로, 고레에다 감독의 오랜 관심사인 가족과 상실이라는 주제에 AI 기술을 도입해 새로운 결을 형성했다. 장편 데뷔작 '환상의 빛'(1995)과 '걸어도 걸어도'(2008) 등 전작에서도 상실의 아픔을 섬세하게 다뤄온 고레에다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기술이 부여하는 '재현'의 가능성과 한계를 탐색한다.
이야기는 2년 전 아들 키케루를 잃은 부부 오토네(아야세 하루카 분)와 켄스케(다이고 분)가 휴머노이드 서비스 '리버스'(Rebirth)를 통해 아들을 닮은 휴머노이드(구와키 리무 분)를 가족으로 맞이하며 시작된다. 완벽하게 아들과 똑 닮은 로봇이 주는 안도감과 위안은 부부에게 새로운 일상을 선물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이 완벽한 재현 속에서 부부와 주변 인물들은 점차 위화감과 혼란 등 복합적인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게 된다.
영화는 AI 기술이 상실의 만능 대책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완벽하게 구현할 수 없는 기술의 한계, 그리고 인간다움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으로 확장된다. 특히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 속 '상자 그림'에 비유하며, 눈에 보이는 것을 넘어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힘이 곧 인간다움일 수 있다는 통찰을 제시한다. 이는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을 역설하는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배우 아야세 하루카와 다이고는 상실과 혼란에 빠진 부부의 내면을 명료하게 표현하며 호연을 펼쳤다. 다만, 영화가 다루는 여러 주제가 다소 산발적이고 이야기 흐름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아쉬운 평가도 나온다. 그럼에도 '상자 속의 양'은 죽음과 상실이라는 보편적 주제에 AI라는 현대적 요소를 결합하여, 단순히 슬픔을 극복하는 것을 넘어선 인간 존재의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오는 6월 10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기술이 줄 수 있는 위안의 한계와 함께, 보이지 않는 영역을 상상하고 받아들이는 우리의 능력이 진정한 인간다움을 구성한다는 점을 조용히 역설한다. 2026년, AI 기술의 발전에 발맞춰 우리는 무엇을 잃고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관객들 각자의 '상자 속의 양'을 찾아보는 성찰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82892.jpg?aspect_ratio=288:168&crop_gravity=northwest&width=2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