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으로 인공지능(AI) 동맹이 격화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 10곳 중 8곳 이상이 사이버 보안 침해를 겪는 현실이 드러나면서 AI 시대의 무한한 기회와 함께 그림자처럼 드리운 위협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엔비디아 젠슨 황 CEO는 지난 6월 5일 한국을 찾아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서울 홍대 인근 삼겹살 음식점 '형님 저요'에서 소주를 곁들인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황 CEO가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에게 HBM칩스를 직접 나눠주는 모습은 AI 인프라 동맹 강화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평가받았다. 황 CEO는 오는 6월 8일 경기 성남 네이버 1784 사옥을 방문해 이해진 의장과 AI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네이버와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초거대 AI 모델을 결합한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전략적 기술 동맹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김유원 대표는 대만에서 열린 엔비디아 클라우드 파트너 서밋에서 양사의 협력 방향을 공유했다. 양사는 단순 GPU 공급 관계를 넘어 'AI 인프라-모델-서비스-피지컬 AI'를 아우르는 전략적 기술 동맹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는 양상이다. 네이버는 엔비디아의 '네모트론 3 울트라' 기술을 활용해 자체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고도화하고 공동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AI 기술 확산과 함께 필연적으로 커지는 보안 위협은 AI 시대의 어두운 단면으로 지목된다. 앤트로픽은 지난 6월 2일 전문가 수준의 보안 취약점 탐지 AI 모델 '미토스'의 접속 국가와 권한을 15개국 약 150개 신규 기관으로 대폭 확대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텔레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국내 기업 및 기관도 '프로젝트 글라스윙'에 참여하며 글로벌 사이버보안 협력에 동참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의 보안 침해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글로벌 보안 기업 포티넷이 지난 6월 1일 공개한 '2026 사이버보안 기술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IT·사이버보안 의사결정권자 60명 조사 결과 82%가 최근 1년 새 1건 이상의 보안 사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년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5건 이상 침해를 경험한 기업도 22%에 달했다.
보안 사고로 인한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다. 평균 복구 비용은 260만 달러(약 39억원)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으며, 전년 190만 달러에서 큰 폭으로 늘었다. 평균 복구 기간 역시 전년 1.7개월에서 2.2개월로 길어져 기업의 사업 연속성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가장 빈번한 공격 유형은 DoS·DDoS 공격(39%), 피싱(37%), 랜섬웨어(35%) 순이었다. 밴 컨 포티넷코리아 지사장 대행은 'AI 기술 도입 속도에 비해 보안 인력과 거버넌스 체계를 갖추지 못해 위협에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AI 기술이 산업 인프라를 혁신하고 새로운 협력 시대를 열고 있음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면서도, 기술의 빠른 확산에 비해 취약한 사이버보안 환경이 국내 기업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음을 경고한다. AI 도입과 더불어 보안 인재 육성 및 견고한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라는 이중 과제를 제시하며, AI 동맹만큼 보안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촉구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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