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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협의 반대 결정나면 "책임지고 사퇴할 것"

[재경일보 배규정 기자] 김구 대한약사회장이 26일 열린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의약품 약국외 판매 관련 복지부와의 협의에 대해 대의원 총회에서 반대하는 쪽으로 결정되면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김구 회장은 임시총회서 인사말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밝히고 함께 일해왔던 집행부 전원의 퇴진도 함께 하겠다고 전했다.

다음은 임시총회 인사말 전문


저는 대한약사회장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다하며, 약사직능을 지켜오는 일에 매진해왔습니다. 2011년 한해 동안 의약품 약국외 판매 저지 투쟁을 여러분과 함께 했습니다. 함께 노력하고 함께 투쟁해 온 회원 여러분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최근 의약품 약국외 판매 관련 보건복지부와의 협의 과정을 통해 야기된 회원 여러분의 불만과 불안, 그리고 회원 여러분에게 모든 것을 소상하게 알리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대의원 총회에서 의약품 약국외 판매에 대한 대한약사회의 방향을 논의하고 결정하고자 합니다.
현재 약사회는 중요한 현안을 앞에 두고 혼란과 불신 속에서 분열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약사회의 힘은 오로지 단결력 하나로 만들어지고 지켜지는 것인데 오늘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우리 모두 하나로 뭉치는 약사회의 강한 힘을 보여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투쟁 과정에 있어 약사법 개악의 완벽한 저지라는 최선을 추구하지만 최선만을 추구하다가 초래할 수 있는 최악의 사태는 피해야 한다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무조건 명분만을 고집할 수 없었습니다. 대한약사회장으로서 저의 소임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가 투쟁과 협의 사이에서 빚어지고 있는 내부 갈등을 해소하고 약사회의 방향성을 결정하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먼저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사항들에 대해 그간의 과정과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고 그동안 진행되었던 복지부와의 협의 내용에 대해서는 따로 말씀드리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로 11월 국회에서 약사법 개정안이 상정되지 않은 시점에 약사회가 전향적 협의라는 발표를 통해 투쟁의 방향을 전환한 것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의구심을 떠나 악의적인 유언비어, 제가 국회의원 비례대표를 위해 약사법 개정을 팔아먹었다는 말까지 합니다.

저는 절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될 생각이 없으며 그런 일이 있으면 제 열손가락을 자르겠다는 말을 서울 경기 분회장 회의 등, 이미 몇 차례에 걸쳐 밝혔지만 계속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저에 대한 신뢰의 문제를 떠나 약사회를 분열시키는 악의적인 행동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제가 정치적 행동을 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입니다. 다시는 이런 말로 회원을 호도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의혹으로 애기하는 전향적 자세로의 입장전환 발표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국민여론을 앞세운 언론의 공격이며 하나는 상정을 위한 복지부의 적극적인 활동이 약사회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입니다.
지난 6월 3일 약사회를 이기적인 집단으로 공격했던 언론의 폭풍과 같은   쓰나미를 우리는 경험했습니다. 이미 지난 일로 치부하고 잊어버리고 있을 수도 있지만 11월 22일 전후로 또 다시 언론의 쓰나미 같은 공격이 시작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정부가 약사법 개정안의 상정을 위해 약사회를 압박하는 과정에서 회원들이 입을 피해에 대해서 약사회장으로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자리의 어느 누구도 약국외판매를 찬성하지 않을 것이며, 단 한명의 회원도 약국 밖에서 의약품을 취급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가슴이 무너지는 아픔을 안고서 협의라는 정책적 변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도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명분과 실리, 그리고 투쟁과 협의 이 역시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대상이라고 판단합니다.

언론이 공격하고 정부가 압박할 때 국민은 약사를 외면하게 되고 국민이 우리를 외면하게 되면 우리가 설 땅은 없어지게 될 것입니다. 국민과 우리 약사가 적대적인 관계가 될 때 약사회의 미래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까?
당시의 결정 역시 저 독단의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16개 시도 지부장들과의 의논을 통해 결정했으며, 협상이라는 물꼬를 통해 외부의 압박을 최소화하자는 뜻이었습니다.
전향적 협의는 외부의 공격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밀실협상, 이미 합의된 결과라는 의혹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전향적 협의라는 발표이후 지금까지 복지부와 여러 문제에 대해 협의하였지만 어떤 내용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협의가 완료된 것은 없다는 것이 진실입니다. 협의 내용을 회원들에게 소상히 밝히지 못한 것은 협의의 효율성을 위한 방편이었지 일부러 숨기고자 한 것은 아닙니다.
전국 지부장들이 참석하는 집행위원회에서 중간 중간 협의 과정을 말씀드렸고, 그 과정 중에 두어 차례 협의 내용에 대해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밀실협상을 통해 미리 합의된 협상안으로 몰고 간 적은 절대 없습니다. 협의 과정에서 의약품이 약국밖으로 나가게 될 때 우리가 주장하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안전장치와 약국 밖으로 나갈 품목의 최소화를 위해 협의를 계속해오던 과정입니다.
3분류가 아닌 2분류 체계하에서의 예외조항, 판매장소제한, 연령제한, 품목선정에 있어서의 기준과 제한, 취급자 교육문제 등 다양한 안전장치를 위한 협의가 진행되었던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협의가 진행된 것은 있지만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세 번째로 대상 품목숫자에 관한 것입니다.
대상 품목을 최소화하기 위한 협상을 하면서 회원들에게 논의되는 품목을 공개할 수 없었습니다. 최소화를 위해서는 비공개로 끝까지 버티면서 협의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집행위원회에 속한 지부장님들에게는 협의되고 있는 내용을 알려드렸습니다.

그때 나온 이야기가 6품목 22종이라는 용어였습니다. 협의가 진행되었던 22품목 중에 훼스탈이 6품목, 베아제가 5품목 즉 훼스탈과 베아제라는 이름으로 2품목 11종이라는 뜻을 전한 것인데, 마치 6품목만 나간다라는 뜻으로 왜곡되고 곧이어 6개가 아니고 22개이다, 복지부의 국회보고시에 30품목이내라고 발언한 것이 보도되면서 30품목으로 이미 합의되었다라고 하면서 대한약사회가 거짓말을 한다고 의도적으로 회원들을 현혹하는 사태가 이르게 된 것입니다. 악의적으로 6품목에서 22품목, 그리고 30품목으로 거짓말을 한다고 한 것입니다.

저는 단언코 협의되고 있던 품목 숫자를 속인 적이 없습니다. 22개도 많다고 생각하고 더 줄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치 약사회가 이미 합의를 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품목 숫자가 합의되더라도 추가로 늘어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만들 것입니다. 법으로 강제할 수 있다면 법으로 강제하고, 법이 불가능하다면 어떤 방법을 찾아서라도 안전장치를 만들것입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피해를 줄이는 것인데 무조건 밀실이다, 야합이다라고 의혹만을 제기하면서 내부갈등을 조장하면 누가 책임감을 갖고 협의에 임할 수 있겠습니까?

존경하는 대의원 여러분, 제가 많이 부족한 것 저 자신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절대 사심을 가지고 약사회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절대 저에게 주어진 책임을 회피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회장직에 연연한다면 투쟁이라는 이름으로 여러분과 함께 투쟁하면서 제 임기를 채우고 다음 회장에게 짐을 넘길 수도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협의를 접고 투쟁하자고 하면서 시간을 벌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제게 주어진 임기를 채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무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장으로서 회원에게 욕을 먹더라도 회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면 어떤 오욕의 짐이라도 제가 지고 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협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협의만이 최상이라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 협의라는 과정을 통해 차선의 결과를 도출하고자 했습니다.

절대 무조건 내어 주자는 것이 아니며, 협의 결과가 바람직하지 않으면 협의는 진행될 수 없는 것이라고 수차례 전국 지부장님들에게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이런 진정성이 무시되고 김구집행부가 사심을 가지고 약사의 미래를 팔아 먹으면서, 의약품을 그냥 내어주는 것으로 왜곡하는 일부 목소리로 인해 약사회의 여론은 분열되고 갈등은 커져 갔습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법인약국문제, 약국수입의 근간이 되는 보험 수가 문제, 의약분업의 본질을 흔들고 있는 병원내 원내약국조제확대 등 산적한 문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약사의 미래를 위해 만들어가야 할 여러 정책과제들이 있습니다. 투쟁과정 중에도 이런 중요한 현안들도 걱정해야 하며 그래서 협의라는 투쟁방법의 변화를 시도한 것입니다.

존경하는 대의원 여러분,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책임지는 모습으로 현안을 해결하고자 노력했고, 회원의 피해를 최소화화기 위해 협의라는 변화를 모색했습니다.

그러나 저의 소신과 관계없이 약사회가 분열되고 우리가 자랑하던 단결력이 훼손되는 과정을 보면서 저는 오늘 임시대의원 총회를 통해 우리의 갈 길을 정하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의장님, 의약품 약국외 판매 관련 복지부와의 협의를 계속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아니면 중단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가부를 묻는 안에 대해 진심어린 토론으로 약사회의 미래를 생각하는 결론을 내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대의원 여러분, 여러분께서 그간의 협의가 잘못된 것이라고 판단하시고 협의 중단을 결정하시면 저는 그간의 책임을 지고 약사회장직을 내려놓겠습니다. 또한 그동안 함께 일해 왔던 집행부 전원의 퇴진도 함께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자리의 결정은 회원 모두를 대표한 회원의 결정입니다. 따라서 저는 당연히 그 결정에 따르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회원을 위한다는 저의 소신과 회원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변함이 없지만 회원이 원하지 않는 길을 갈 수는 없습니다.

존경하는 대의원 여러분, 오늘 여러분의 충심이 약사사회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약사의 미래, 약국의 미래를 위해 약사직능의 백년대계를 위한 열린 마음으로 논의하고 결정해 주기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어떤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더 이상 우리가 내부적으로 분열하고 갈등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분열은 우리를 공멸로 이끌어 갈 뿐입니다. 결과에 대해 서로 인정하고 다시 손을 잡고 내일을 향해 가는 성숙한 자세를 가져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