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오진희 기자] 유럽재정위기의 장기화와 내수부진으로 기업의 경제심리가 악화되면서 민간 체감경기가 급격하게 얼어붙어 금융위기 수준으로까지 나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제조업의 업황BSI는 71로 금융위기 때인 2009년 4월(67) 이후 최저치였다.
BSI는 100을 넘으면 기업의 경제심리가 과거 평균보다 개선된 것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특히 BSI가 기준치인 100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것은 기업심리가 크게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제조업 중 대기업의 업황BSI는 6월보다 18포인트나 뚝 떨어진 70으로 2009년 3월(59)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업황BSI는 8포인트 떨어진 72였다.
수출기업 업황BSI는 전달보다 14포인트나 떨어진 74로 낮아졌고, 내수기업 업황BSI 역시 10포인트 떨어진 70으로 2009년 5월(68)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한은은 "제조업BSI가 나빠진 것은 불확실한 경제상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제조업의 업황BSI 역시 전월보다 8포인트 떨어진 67로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았다.
기업의 경제심리가 나빠지며 민간 경제심리 지표도 39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7월 경제심리지수(ESI)는 6월보다 4포인트 하락한 92로 2009년 4월(90) 이후 최저다.
ESI는 BSI와 CSI를 합성한 것으로 기업과 소비자 모두를 포함한 민간의 체감경기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기준치(100)보다 낮아지면 민간의 경제심리가 평균(2003∼2011년)보다 못하다는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세계 경제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어 대외 경기에 많은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 특성상 경기 회복에 다소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