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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통령 직속 재벌개혁위' 설치 공약

[재경일보 고명훈 기자]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는 12일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재벌개혁을 추진하기 위한 '대통령직속 재벌개혁위원회' 설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안 후보 캠프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재벌의 영향력이 심화되고 있으나, 재벌정책을 총괄하는 사령탑이 없어 효과적인 대응이 미흡하다고 판단했다"며 "대통령 직속의 재벌개혁위원회를 설치하여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재벌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각 부처에 산재된 재벌 관련 정책을 총괄·조정하고, 관련 부처에 정책 집행을 요청하며 입법을 권고하는 기능을 갖는다.

안 후보는 재벌개혁을 위해 집권 1년 이내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매년 대국민 보고를 할 계획이다.

안 후보 측은 "대통령이 재벌개혁을 직접 챙김으로써 재벌개혁의 추진력을 확보하고, 기득권 체제의 청산을 통해 자유와 창의를 진작할 것"이라며 "대·중소기업간 경제활동의 조화를 통해 경제민주화를 달성해 국민경제의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재벌개혁과 국민경제 발전을 위한 기본법'(가칭)을 제정하여 위원회의 설치 근거와 권한 등을 규정하겠다"면서 "대통령 직속 위원회 형태로 조직하여 개혁의 추진력을 확보하면서도 기존 정부조직 체계에 미치는 부작용은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위원은 관련 부처의 장으로 구성되는 정부위원(기획재정부장관, 지식경제부장관,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등)과 대통령이 위촉하는 관련 분야의 전문가인 민간위원들로 구성하되, 위원장은 독립성확보를 위하여 민간인으로 위촉하겠다고 부연 설명했다.

안 후보의 재벌개혁위 설치 구상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전날 재벌개혁 공약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안 후보가 막강한 힘을 가진 재벌을 견제할 정부 전담기구 설치를 공약으로 내건 것은 우리 사회 전방에 재벌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는 반면 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정부의 재벌 관련 정책이 있기는 하지만 정부 부처별로 산재해 개별 사안별로 정책이 집행, 유기적이고 종합적인 대응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사령탑이 필요하다고 봤다.

예컨대 소수주주권, 이사의 충실의무(겸업금지, 자기거래금지, 회사기회유용금지), 이사의 자격요건 등 상법은 법무부에서 관할하고 지주회사제도, 상호출자 및 채무보증 금지, 금융계열사 의결권 제한, 부당지원행위, 공시제도 등 공정거래법, 하도급법, 대규모유통법 등은 공정위에서 담당한다.

또 금융지주회사, 금산분리 등 금융지주회사는 금융위에서, 법인세법(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과 상속세·증여세법(일감몰아주기 과세, 비영리법인의 증여세 비과세) 등 세법은 국세청에서 맡고 있다.

동반성장위원회, 대·중소기업의 협력, 성과공유제, 중소기업적합업종 등 상생법은 지식경제부 일이다.

안 캠프 경제민주화 포럼의 수장인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재벌은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동력이지만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많은 폐해를 낳고 있으며 심지어 입법·사법·행정도 재벌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라면서 "금융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공정위와 금융위 해석이 달랐던 사례처럼 정부부처 사이에 재벌정책에 상충과 공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전 교수는 "국민이 궁금해 하는 것은 지난 4월부터 나온 이야기가 왜 아직까지 진행되지 않고 있냐는 것"이라면서 "새누리당이 혼자서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럼 (할 것이라는) 응답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안 후보 측에서 본격적으로 재벌개혁위원회 추진에 나서더라도 '재벌개혁과 국민경제 발전을 위한 기본법'(가칭)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고 각 부처의 반발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 실제 설치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전 교수는 이에 대해 "재벌개혁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개별 부처에 맡겨서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부처 문제도 원만히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안 후보 측은 오는 14일에는 경제민주화와 관련된 종합적인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