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반도체 부족·완성차 납품 감소·물류비 증가 언급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난과 완성차 납품 감소, 물류비 증가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KAIA)는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10일 KAIA에 따르면 이달 3~4일 자동차 부품업체 78곳을 대상으로 긴급 실태 조사를 한 결과 66곳(84.6%)이 경영 애로를 호소했다.
78곳 중 차량용 반도체를 직접 구매해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 21곳의 경우 90.5%가 경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중 경영난이 '매우 심각하다'고 답한 업체는 35%, '심각하다'는 35%였다.
차량용 반도체 대금을 글로벌 반도체 업체에 신속히 지급해야 하지만, 상위 협력사로부터 부품 대금을 불규칙적으로 정산 받으면서 제때 지불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를 직접 취급하지 않는 업체 57곳의 82.5%는 완성차 업체 납품량 감소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조사 업체 78곳 중 48.7%는 "물류비 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심각하다"고도 응답했다. 일감 부족에도 67.9%의 업체가 근로자에게 정상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품업계는 정부의 금융 지원이 시급하다면서 대출 프로그램 확대, 대출 만기 연장, P-CBO(유동화회사 보증) 발행 확대 및 조건 완화, 고용안정 기금 확대와 조건 완화, 물류비 감면 지원 등을 요구했다.
업체별 금융 지원이 필요한 규모는 5억원 이하가 12.5%, 5억~10억원 40%, 10억~50억원 20%, 50억~100억원 25%로 조사됐다.
◆ KAIA, "5~6월 중에는 반도체 수급 차질이 정점에 달할 것"
KAIA 정만기 회장은 "반도체 수급 차질로 부품업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5~6월 중에는 반도체 수급 차질이 정점에 달할 것"이라며 "특별금융지원 프로그램, 고용안정 기금 확대 등의 대책이 조속히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AIA는 이달 6일 긴급회의를 열어 부품업계 지원책을 논의했고 산업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고용노동부에 부품업계 경영 애로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