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트럼프, 국방부 동원 ‘석탄 전력 구매’ 지시

장선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석탄 화력발전소를 살리기 위해 국방부 전력 구매와 연방 예산을 동원하는 방안을 담은 행정명령을 발표할 예정이다.

1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피트 헥셋 국방장관에게 군사 작전에 필요한 전력을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우선 구매하도록 지시할 계획으로, 사실상 군 전력 수요를 석탄 산업 부양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민간 에너지 시장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조치라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6개 주 석탄발전소에 1억7,500만 달러 지원…노후 설비 수명 연장

에너지부는 켄터키·노스캐롤라이나·오하이오·버지니아·웨스트버지니아 등 5개 주의 석탄 화력발전소 6곳에 설비 개선 비용 명목으로 1억7,500만 달러(약 2549억 원)를 지원할 계획이다.

명분은 효율 개선과 수명 연장이지만, 사실상 경제성 악화로 퇴출 수순에 있던 석탄발전소의 ‘연명 자금’ 성격이 짙다.

이와 동시에 석탄업계 경영진과 광부, 에너지 업계 인사들이 백악관 행사에 초대돼, 트럼프가 10년 넘게 이어온 “광부들을 다시 일터로 돌려보내겠다”는 정치적 약속을 재차 부각할 전망이다.

▲냉전기 법까지 불러낸 ‘국가안보’ 프레임…전력·AI·대중 견제 묶기

이번 조치는 1950년 제정된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이라는 냉전기 법률을 활용해 민간 산업에 정부가 직접 생산·판매 방향을 지시하는 구조다.

트럼프 행정부는 1기 때도 비슷한 시나리오를 검토한 바 있으며, 이번에는 석탄을 “국가안보를 위한 필수 에너지”로 규정하며 법적 근거를 강화하려 한다.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 중국과의 AI 패권 경쟁, 겨울 폭풍 시기 전력망 안정성 논란 등이 겹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석탄이야말로 피크 전력 수요 때 가장 믿을 만하고 값싼 에너지원”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기후·환경보다 에너지 안보와 요금 안정에 방점을 찍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UPI/연합뉴스 제공]

▲셰일가스·재생에너지·기후위기와 정면 충돌

그러나 석탄 부활 전략은 시장 흐름과 기후정책 기조와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1기 행정부 시절에도 풍부한 셰일가스와 급락한 태양광·풍력 발전 단가, 그리고 온실가스 감축 요구가 겹치면서 석탄 채굴·발전 확대는 사실상 실패했다.

이번에도 석탄 발전을 유지하기 위한 각종 규제 완화·보조금 정책이 동반되면서, 재생에너지와 가스발전 등 경쟁 에너지원에 대한 연방 차원의 지원이 축소되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환경보호청(EPA)이 2009년 온실가스 위해성 평가(Endangerment Finding)를 공식 폐기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면서, 온실가스 규제의 법적 기반 자체를 흔들려는 시도라는 비판도 거세다.

▲중간선거·전기료 민심 겨냥한 ‘정치·경제 묶기’ 전략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보는 단순 에너지 정책을 넘어,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경제 전략으로 읽힌다.

AI 산업에 필요한 대규모 전력을 ‘국산 석탄’으로 공급한다는 프레임은 중국 견제와 일자리 창출, 전기요금 안정이라는 세 가지 메시지를 동시에 노린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현실적으로 석탄은 환경 규제 리스크, 발전 단가, 투자자 ESG 압력 등 구조적 약점을 안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특정 지역·업종에는 호재가 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전환 흐름과의 충돌, 기후 리스크 비용 증가, 동맹국과의 기후외교 마찰 등 다양한 후폭풍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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