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세제를 "최후의 수단"이자 "핵폭탄"으로 비유하며 준비를 지시한 가운데, 청와대는 17일 보유세 강화를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공식 발표하며 시장의 혼란 차단에 나섰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보유세 인상은 가용한 정책 수단을 모두 소진한 뒤에야 고려할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고, 당분간은 오는 5월 종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 이후의 시장 반응을 살피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 대통령의 '핵폭탄' 비유와 시장의 급격한 혼선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를 통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재천명했다. 이 대통령은 "세금 문제는 마지막 수단이다. 전쟁으로 치면 세금은 핵폭탄 같은 것"이라면서도, "최후의 수단으로 반드시 써야 하는 상황이 되면 써야 한다. 준비를 잘해달라"고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본지의 분석에 따르면,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최근 강남권 등 일부 지역의 가격 불안세에 대해 정부가 가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는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준비'를 강조한 대목이 시장에서는 보유세 인상 절차가 이미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으며 투자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
▲ 청와대·국토부 '온도 차' 노출... 정책 신뢰도 시험대
대통령의 발언 직후 시장이 요동치자 청와대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강유정 대변인은 오후 브리핑을 통해 "보유세는 모든 정책 수단을 쓴 이후의 최후 수단"이라며 현 단계에서의 검토설을 일축했다. 홍익표 정무수석 역시 같은 날 방송 인터뷰에서 "현재까지 보유세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못 박으며, 1단계 조치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의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우선임을 강조했다.
사실 확인 결과, 이러한 청와대의 해명은 지난 12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언급한 '초고가·비거주 1주택자 보유세 개편' 가능성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모습이다. 주무 부처 장관은 개편 대상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반면, 청와대는 '검토 전무'를 주장하면서 정부 내 엇박자가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 고물가·고환율 '트리플 악재' 속 조세 정책의 딜레마
현재 정부가 보유세 카드를 섣불리 꺼내지 못하는 배경에는 대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자리 잡고 있다. 이란전쟁으로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하고 환율이 1,500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보유세를 강화할 경우,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급감하며 내수 경기가 급랭할 위험이 크다. 본지의 분석에 따르면, 정부는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전쟁추경'까지 검토하는 시점에서 증세 카드가 가져올 정치적·경제적 후폭풍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 5월 양도세 유예 종료와 7월 세법개정안 향방
정부의 부동산 세제 정상화 1단계 시험대는 오는 5월 9일 종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다. 이를 연장하지 않고 원상 복구할 경우 다주택자들의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지, 혹은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지에 따라 보유세 도입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재정경제부는 현재 부동산 세제 전반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오는 7월 발표될 '2026년 세법개정안'에 그 결과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보유세 강화를 '최후의 핵폭탄'으로 남겨두되, 7월 이전까지는 대외 변수인 중동 정세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하마스 유해 반환 관련 '48시간 최후통첩'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가와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며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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